[보컬트레이너 조홍경의 보이스 칼럼③] 말을 잘하는 사람이 세상 살면서 누리는 유익

입력 2017-07-20 14:11  


외모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지능은 물론 성격까지도 좋게 평가되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후광효과 (後光 效果, Halo Effect)라고 한다. 청각적인 것도 그러하다. 상대방의 목소리가 당신의 귀에 달달하게 들린다면,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상대의 주장을 좀 더 쉽게 수용하고 신뢰하게 되는 것을 목소리의 후광효과, 즉 목소리효과(Voice Effect)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귀로 들은 소리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소리의 어떤 요소들 때문일까? 어떤 소리들이 우리로 하여금 상대를 더욱 신뢰하게 만드는가? 말 속에는 힘이 있어서, 누군가의 말이 나의 심장에 와서 닿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더 신뢰하게 되는 이유들을 찾아보자.

‘말을 잘한다’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 칼럼에서는 ‘말을 잘한다’의 의미를 철저히 ‘음성’이라는 영역만을 다루어 정의하고자 한다. 소리와 발성, 화자의 의도와 흥분상태(청자의 긴장감과 몰입을 일으키는)를 뜻하며, 내용이나 성격은 제외한다.

좋은 소리라는 것은 내 귀에만 만족되는 주관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있다. 그것은 목소리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 세부적으로 나누면 혀의 유연함, 발음의 정확도, 호흡 사용 능력, 비강대 사용 정도와 어택타임, 목소리 전체에서의 저음이 차지하는 퍼센티지, 발음의 위치와 감정의 표현 및 뉘앙스, 그리고 음의 고저(高低)폭의 깊이, 전달의 의도 등이 있다. 이렇게 많은 조각들이 모여 ‘말을 잘한다’라고 통합적으로 표현된다.

‘말을 명확하게 한다’는 화자(話者, Speaker)가 발음이 정확하고 혀를 유연하게 쓴다는 뜻이다. 발음의 위치가 분명하여 청자(聽者, Listener)가 그 말소리를 듣는데 걸림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말을 진정성있게 한다’는 화자의 저음 사용 퍼센티지와 호흡 운용 능력이, 음의 어택과 고저에 어울리게 배열되었다라고 세부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말하기 속의 소리를 균형 있게 만든다는 것은, 음악에서 녹음된 소리를 이퀄라이징(Equalizing)하는 기술과는 다르다. 말소리는 움직이기 때문에 단편적이지 않다. 소리를 어떤 호흡으로 움직이도록(멈추었다가 풀도록)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호흡을 길게 또는 짧게 배열하는 위치가, 화자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강의나 연설의 상황과 대화(설득, 사랑의 대화, 일반적인 토론)에서는 호흡과 톤을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대표적인 인물을 몇몇 소개하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소리의 배열이 잘 되어있고, 그것을 운용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했다.

목소리가 좋고 말을 잘한다는 세부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 [표-1. Voice Style / 출처: Voiceffect]

위의 예시를 통해 두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작가 유시민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내가 무척 선호하는 소리다. 그의 목소리는 톤 자체가 높다. 중고역대가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 저역대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목이 피곤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저역대를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을 터득했을 것이다.

역사학자 설민석은 비슷한 소리를 가지고 있으나 젊기 때문에 좀 더 땡글땡글하고 유시민은 러프하면서 연륜이 느껴져 소신 있는 사람으로 느껴지게 된다.

유시민의 비강대가 강조되어 있는 음색은 안정감을 준다. 또한 신뢰감을 주는 저역대가 들어가 있는데, 거기에 적당한 배음으로 억양을 섞어서 잘 활용하는 소리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썰전’에서 “집중된 권력은 항상 남용의 위험이 있다”라고 말을 했는데, 강조하려는 단어의 억양은 ‘위’로 쓰고 서술어는 ‘아래’로 배치했다. 굵게 표시된 단어가 강조된 단어다. 다시 소리를 조절해서 말해보라.

만약 여기에서 ‘있다’의 억양을 위로 사용하여(소리가 높고 크다는 의미) 동사를 강조하면 말의 신뢰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보이스를 트레이닝 하지 않은 사람들은 말의 끝을 자주 올리는 공통된 습관이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단어의 소리를 높이거나 억양을 위에 두고, 서술형 어미를 떨어뜨리는 것이 왜 우리에게 신뢰감을 주는가? 서술형 어미가 강조되면 말을 못하는 사람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나는 학교에 간다’의 문장에서 ‘간다’를 높이고 크게 말해보라. 서술형 어미는 동사가 많은데 동사를 강조하면 어린애처럼 들린다. 움직임을 표현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성숙한 생각을 가진 사람일수록 명사와 형용사를 동사보다 많이 사용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을 극대화 하며 동시에 음성의 흥분도를 올린다. 소리를 극대화 시키지만, 자신의 감정의 흥분을 올리진 않는다. 이것은 효과적으로 말하는 고급스킬이다. 설민석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사회적으로 신뢰를 받는 사람들의 말투가 이러한 톤이다. 우리 귀가 이러한 화자의 소리를 신뢰성 있게 평가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위의 예시로 알 수 있는 두 번째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유시민과 설민석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지 목소리가 좋다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설명을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들의 목소리가 내용을 전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 [표-2. AlbertMehrabian/출처: “Silent Message” 1971]

메라비언의 법칙(Albert Mehrabian 심리학과 명예교수)에 따르면 소통을 구성하는 3가지 요소가 100%라고 할 때, 말로 전달되는 것은 7%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청각적 언어가 무려 38%나 된다는 것은 대화에서 시각과 청각 이미지가 말보다 중요하다고 해석될 수 있다. 유시민과 설민석의 높은 청각적 언어 수준으로 인해 이 이론이 증명된다. 청각적 언어는 보이스 트레이닝 영역이다. 훈련을 통해 충분히 개발 가능하다. 무의식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의식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소통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지양해야 하는 소리는 어떤 것인가?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반대의 경우도 있다.
① 비강대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 뒤쪽에 있는 저음을 쓰게 되면 느끼한 소리가 난다. 답답하게 들린다.
② 어택이 지나치게 느리고, 말끝이 길게 끄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③ 혀뿌리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말을 오래 할 수 없다. 본인이 목이 아프다. 그런 목소리는 흥분도가 올라가다 말기 때문에 신나는 액션영화를 보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정작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머리로 알게 하더라도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청자를 극도로 몰입시킬 수 없으며 바짝 긴장시킬 수 없다. 내용이 아니라 소리 때문이다.
④ 발음이 뒤쪽에 있는 사람은 ‘ㅁ, ㅍ, ㅅ, ㅈ’ 발음이 모두 새고 부정확할 가능성이 더 크다.

표-1은 인물의 예시인데, 상황의 예시로는 무엇이 있을까?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얻는 상황에서도 목소리가 중요할까? 물론 그렇다.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 몸의 70%가 물이다. 이 물은 음파에 영향을 받는다. 목소리로 인해 몸의 물과 고막이 진동된다. 남성의 목소리에 연계되어 있는 음정과 감정, 의도가 여성의 몸의 물을 감동시키면, 말과 시각으로 유혹하는 것보다 훨씬 큰 유혹이 된다.

당신이 만약 관심 있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 절대 톤을 올리지 말고 저음을 충분히 활용하라. 여자는 남자에 비해 소리를 증폭시키는 청각세포의 능력이 20% 정도 더 발달해 있다.

실제로 배우 유준상과 이선균의 목소리는 여성들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그들은 배우를 준비하면서 저음과 비강대를 많이 연습해서 듣기 편안한 음색을 만들었다. 또한 전달성을 높이기 위해 발음 연습을 많이 한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당신이 좋은 이미지로 어필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노래’와 ‘말하기’ 실력이다. 우리는 언어로 소통한다. 지금은 고도의 소통능력이 리더의 경쟁력 있는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은 시대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을 할 때, 면접관이나 면접자로 자리할 때,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호소 할 때,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할 때의 소리는 전혀 다르다. 각각의 사용 방법들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다방면에서 아름답고 찬란한 능력자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당신을 매력이 있다고 느끼며 신뢰할만하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생각의 방향이 당신과 같은 곳을 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칼럼 초반에 말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모두 트레이닝 해야겠지만, 가장 대표적이며 탄탄한 기반이 되는 두 가지를 뽑는다면 바로 ‘호흡 조절 능력’과 ‘목소리 속의 무성음인 저음의 퍼센티지’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저음과 고음을 균형 있게 활용해야 한다. 소리를 크거나 작게, 말을 빠르거나 느리게, 톤을 매우 낮은 저음으로 사용하되 필요시에는 높은 소리를 내는 것이 함께 있어야 효과가 난다. 상반되기 때문에 말의 전달력에 효과성이 생긴다.

보이스트레이너의 어드바이스
당신이 만약 초보라면 ‘호흡(呼吸) 내뱉기’를 연습하라. 7초에 한 번 내쉬고 한 번 들이쉬어라. 호흡의 호(呼)는 내쉰다는 뜻이다. 호흡의 기본은 들이쉬는 것이 아니라 내쉴 줄 아는 것이 먼저이다. 그리고 잠들기 전 매일 20분씩 책을 소리 내어 읽어라.

당신이 만약 보이스 트레이닝의 경험자라면 ‘호흡 내뱉기’를 코가 아닌 횡격막으로 하는 연습을 하라. 횡격막을 튕겨서 호흡이 올라오도록 하라. 그리고 매일 20분씩 소리 내서 책을 읽되, 한 문장을 10번씩 반복하여 읽어라. 그 문장 속에서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단어를 강조해서 말하는 것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연습하라.

이렇게 두 가지 단계의 훈련을 각 6개월씩 매일 하라. 시간과 노력과 감정을 투자해라. 그렇게 되면 당신은 자신감이 생겨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다. 무엇이든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작게 말해도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숨죽이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 차로 도로를 이동 중에, 산불이 난 상황을 불과 몇 백 미터 앞에서 마주한 적이 있었다. 불이 미친 듯이 번져갔다. 소방관들은 뛰어다녔고, 주위 사람들은 두려움이란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가서 소방관들을 도왔고,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같은 상황이다. 가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나와 함께 불 속으로 뛰어들어 두 번째 목소리로 새롭게 태어날 것인가? 결정하고 실행하는 용기가 있길 바란다. -편집자: Angela Cha

▶시리즈 기사 보기
[보컬트레이너 조홍경의 보이스 칼럼①] 우리는 왜 목소리를 디자인해야 하는가?
[보컬트레이너 조홍경의 보이스 칼럼②] 가수처럼 노래하고 싶다면, 이렇게 훈련하라
[보컬트레이너 조홍경의 보이스 칼럼③] 말을 잘하는 사람이 세상 살면서 누리는 유익


조홍경 (Ted Cho)
Voiceffect Vocal Master
– 명지대학교 성악과 졸업
–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 전공
– 前 경복대학교 겸임 교수
– 前 강남대학교 미래인재학부 실용음악과 학과장
– 現 보이스펙트 엔터테인먼트 & 보컬 아카데미 대표
– M.net ‘슈퍼스타 K’ 시즌 1 보컬 지도 및 출연(2009년)
– MBC 위대한 탄생 보컬 마스터 & 심사위원 (2010년)
– tvN E-News(2013년)
– SBS 스타킹 추석특집 ‘목청킹’출연(2010년)
– SBS 스타킹 보컬 트레이닝 (2012~현재)
– JTBC ‘히든싱어’ 시즌 1-4 공식 보컬트레이너 (2012년~현재)등 다수 방송 출연
(사진출처: 한경 DB, Voiceffect)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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