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원·달러 환율 급등락…외국인, 왜 주식 내다파나

입력 2017-07-30 18:36   수정 2017-07-31 05:40

외국인 자금 캐리자금 성격 짙어
환차익 소진돼 외국인 주식 매도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추세적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말 대비 달러당 무려 85원이나 급락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려는 현 정부는 예상치 못한 ‘원화 강세’로 첫 시련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2분기 성장률이 수출 부진 등으로 0%대로 떨어졌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을 추세적으로 하락시킨 가장 큰 요인은 ‘트럼프 의지(Trump’s volition)’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1월 당선 이후 ‘달러 약세’를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교역국의 인위적인 평가절하에 따른 피해의식이 높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까지 달러인덱스는 100대에서 움직였다. 호드릭-프레스콧 필터로 구한 장기 추세에서 3% 이상 고평가된 수준이다.

대외적으로 최우선 순위를 두고 추진하고 있는 보호주의 정책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있다. 달러 강세가 된다면 무역적자가 확대돼 보호주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달러인덱스는 93대로 급락했다. ‘허니문 기간’에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대목이다.

미국 경제가 기대보다 좋지 않은 성장 쇼크(growth shock)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다른 국가보다 빨리 단행한 금리 인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종의 ‘에클스 실수(Eccle’s failure: 성급한 경기회복 판단을 근거로 추진한 출구전략으로 오히려 경기를 망치는 행위)’를 낳게 한 착시현상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1.4%로 유로랜드 1.7%보다 낮았다. 2분기 성장률도 2.6%로 예상치 2.8%를 밑돌았다. 지난 25일에 발표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정 전망치를 보면 내년에도 2.1%로 크게 하향(4월 발표 2.5%) 조정돼 올해 2.1%(4월 발표 2.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 통화정책에 있어서 격차가 줄어드는 대수렴(great convergence)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2014년 10월 양적완화를 종료한 이후 2015년 12월부터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Fed보다 2년 이상 늦게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 중앙은행(BOC) 등이 출구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선진국 출구전략을 경마 경기에 비유해 보면 Fed는 선두주자, ECB와 BOC 등은 후발주자다. 관중의 눈은 앞서가는 선두주자보다 뒤늦게 추격하는 ‘다크호스’ 후발주자에게 더 몰린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보다 유럽, 캐나다, 호주 등으로 몰리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는 저평가(cherry picking) 요인이 가장 크다. 이론적으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은 위험은 선호하고 극복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경기가 안 좋을 때 위험이 높고 주가가 낮다. 기술적 분석(차트)이나 주가수익비율(PER)과 같은 재무제표로도 주가가 낮을수록 주식을 사라는 신호를 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 간 자금 흐름은 금리 차와 환차익을 겨냥한 캐리자금 성격이 짙다. 특히 한국과 같은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환차익을 중시한다. 작년 8월(S&P가 한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을 때) 이후 체감경기는 외환위기보다 더 어렵다고 할 때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온 것은 저평가와 함께 환차익 매력도 컸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경기와 외화 유동성 간 불일치(mismatch)도 원·달러 환율을 지속적으로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경제 성장률은 2%대로 떨어졌지만 경상수지는 대폭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 금융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과 함께 달러 공급곡선을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균형점(원·달러 환율)을 떨어뜨린다.

수출채산성과 경상수지 균형 모델, 환율구조모형 등으로 추정한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은 달러당 1150원 내외다. 이제는 환차익 소지가 줄어들어 이달 중순 이후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변한 가장 큰 요인이다. 수출 방어 차원에서 국내 외환당국의 시장개입도 예상된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을 지속적으로 하락시킬 요인이 많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대외적으로 하락 요인과 대내적으로 상승 요인 중 어느 것이 더 부각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한 건 올해 상반기보다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뒤늦긴 했지만 달러 투자자는 지금이라도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고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환위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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