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SK증권 인수 최약체 후보 케이프투자증권의 반란

입력 2017-07-30 18:55   수정 2017-07-31 18:36

SK에 '잡음 없는 매각' 내세워 대역전극

SK증권 인수전 막전막후
큐캐피탈보다 인수가 낮았지만 고용승계 등 '깔끔한 통합' 제시
SK이사회, 당일까지 고심 끝 낙점



[ 정소람/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30일 오후 2시11분

지난 25일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은 하루종일 사무실을 지켰다. SK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시간이 다가오면서 패색이 짙어졌지만 임 사장은 차분하게 업무를 봤다. 오후 들어서도 투자은행(IB)업계엔 “케이프투자증권보다 가격을 더 써낸 큐캐피탈파트너스가 SK증권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임 사장은 오후 3시께 삼정KPMG 임직원으로부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두어달 동안 말과 몸가짐을 조심하는 동시에 인수전략을 가다듬기 위해 야근을 하며 쌓인 피로가 눈독듯 사라졌다.
◆꼴찌의 극적인 반전 드라마

케이프투자증권은 당초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참여한 ‘SK증권 인수 3파전’에서 가장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대주주 적격성 등 비가격 측면에 초점을 맞춘 인수 전략이 적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SK증권이 올초 매물로 거론될 때부터 이를 눈여겨본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은 “가격보다 비가격 요소에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세웠다. SK그룹이 거래의 완결성과 ‘깔끔한’ 매각을 중시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심사 대처, 인수 후 유상증자 추진, 임직원 고용보장 방안 등을 세밀하게 짰다. 작년에 옛 LIG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잡음 없이 조직 안정화를 이룬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회계자문사인 딜로이트 안진, 법률자문사 법무법인 율촌도 힘을 보탰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의 우산에서 벗어난다는 점 때문에 SK증권 직원들 대다수는 매각을 원치 않았다”며 “SK로선 임직원 동요를 줄이면서 최대한 잡음 없이 팔고 싶어했는데 케이프투자증권이 이 점을 잘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당일까지 엎치락뒤치락한 승부

경쟁자들의 역량은 만만치 않았다. ‘곳간’이 넉넉하고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호반건설은 인수전 초반에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SK증권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현금이 많은 회사여서 내부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내부 격론 끝에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본입찰이 2파전으로 좁혀진 이후엔 큐캐피탈이 승기를 잡는 듯했다. 본입찰에서 큐캐피탈이 제시한 인수 가격이 케이프투자증권보다 200억원가량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여기에 SK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고 향후 5년간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우면서 승기는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SK 내부의 반대 목소리가 여기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먼저 SK증권 노조가 큐캐피탈을 막아섰다. ‘언젠가 회사를 되팔아야 하는 사모펀드 성격상 구조조정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노조는 “큐캐피탈을 결사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신을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에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SK 핵심 계열사 사장도 “큐캐피탈에 매각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큐캐피탈이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지만 향후 유상증자에 필요한 대금(2000억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소명이 부족한 점 등이 SK의 우려를 부추겼다”며 “반면 비가격 요소 부문을 세밀하게 작성한 케이프투자증권의 사업계획은 SK의 시선을 잡아끌었다”고 설명했다.

정소람/김익환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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