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사 간판 떼는 제약사들

입력 2017-08-15 17:08   수정 2017-08-16 09:38



(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영진약품공업은 지난 6월 ‘공업’을 떼고 영진약품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1952년 영진물산, 1962년 영진약품공업으로 사명을 바꾼지 55년 만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약·바이오 산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공업’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이미지를 준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작년 3월에는 국제약품공업이 국제약품으로, 2014년에는 삼성제약공업이 삼성제약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제약사 중에는 아직까지도 공업사의 간판을 달고 있는 회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1960년대 공업사 태동기에 시작해 화학, 제약까지 발을 넓히면서 살아남은 것이죠. 휴온스도 1965년 광명약품공업사가 전신이었지만 2003년 이름을 바꾼 케이스입니다. 2003년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이 치과용 마취제 리도카인과 비타민 주사제에 집중하기로 결심하고 이름을 바꿔 ‘대박’이 났죠. 공업사 이미지를 벗고 제약사로 거듭나려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휴온스는 아예 ‘약’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사명을 선택했습니다. 인공눈물, 소독제, 주사제처럼 제약사들이 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제약사로 보이지 않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죠.

한독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이 회사는 원래 한독약품이었는데 제약사가 아니라 토탈헬스케어기업으로 보이고 싶어서 2013년 ‘약품’을 떼버렸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한독약품으로 부르는 사람이 많아서 고민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제약사들이 계열사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이름을 바꾸기도 합니다. 에이프로젠 계열사인 슈넬생명과학은 지난 3월 계열사 간 통일성을 위해 에이프로젠제약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휴온스의 계열사 휴니즈도 지난 3월 휴온스메디케어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제약사들이 사명을 바꾸는 건 기업 환경과 사업 영역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공업사에서 제약사로, 또 종합헬스케어기업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계열사를 만들어 사업을 다각화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앞으로는 제약사들이 빅데이터, AI(인공지능)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사명이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해외에는 이미 메디데이터, 23andme 등 기상천외한 이름의 바이오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00제약, 00약품의 시대가 저물고 IT기업, 게임회사로 오해할 지도 모르는 제약사 간판들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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