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Success Story] '세계일주 항공기' 개발한 괴짜… 세계 최초 민간 우주선 띄운다

입력 2017-08-17 16:37  

공대생 출신 창업자 버트 루탄

한번 주유로 세계 일주 비행 등 혁신적인 항공기 만들어내
'엔지니어계의 살아있는 전설'

우주항공 분야서 혁신 주도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개발
최초로 민간 유인 우주선 도전

MS 공동 창업자와 '의기투합'
비행기로 공중에서 로켓 발사
'스트라토런치'도 함께 제작



[ 이상은 기자 ] 2014년 10월31일,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이 거느린 민간 우주여행기업 버진 갤럭틱은 테스트 비행을 하던 우주선 한 대가 추락해 조종사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해당 우주선의 이름은 ‘스페이스십(Spaceship)2’. ‘화이트나이트(White Knight)2’ 수송선에 실려 준 궤도까지 갔던 스페이스십2는 본 궤도에 단독으로 진입하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해 로켓을 점화했고, 이후 공중에서 폭발했다. 새로 실험 중이던 고체연료가 원인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우주선을 만든 회사가 스케일드컴포지트다. 항상 날씨가 맑아 비행기 테스트를 하기에 적합한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본사가 있다. 이때의 사고로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경량 항공기와 민간 우주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회사다. 직원 수는 200여 명, 한 해 매출은 2000만~30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단 한 번 급유만으로 세계일주 비행을 할 수 있는 최초의 항공기를 개발했고, 세계 최초 민간 유인 우주선을 만드는 등 이 분야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비행기에 빠진 괴짜 창업자

이 회사의 이력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구레나룻을 길게 기른 창업자 버트 루탄(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1943년생인 루탄은 캘리포니아기술공대에서 항공기술학을 전공한 뒤 일생을 이 분야에 투신했다. 뉴스위크지는 그를 ‘살아있는 엔지니어 가운데 근대 항공사에서 가장 혁신에 많이 기여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크게 과장은 아니다. 1965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 공군에 민간인 비행 시험 프로젝트 엔지니어로 취직했다. 현장 경험을 쌓은 그는 30대 초반인 1970년대 초부터 혁신적인 항공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설계안 중 5개가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돼 있을 정도로 제각기 의미가 큰 작품들이다.

1974년 모하비 공항에 설립한 루탄항공기공장(RAF)에서 그는 ‘모델 27 베리 비겐(VariViggen)’이라는 항공기 설계안을 선보였다. 이 항공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그는 날개 바깥쪽 패널을 우레탄 폼으로 만들고 겉은 유리 섬유로 싸는 새 기술을 적용했다.

이듬해 내놓은 다음 모델 ‘베리이지(VariEze)’부터 곧바로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그의 형 딕 루탄이 조종간을 잡고 499㎏ 이하 항공기 대회에 출전해 시속 2656㎞ 신기록을 세우면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 모델은 1976년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오시코시 에어쇼에 출전하기도 했다.

초경량 항공기 분야 신기록 행진

루탄의 개인 사업체로 조립식 비행기에 머물던 RAF는 1983년 현재의 스케일드컴포지트로 재편되면서 한 단계 도약했다. 첨단 항공기 분야로 진출한 것이다.

스케일드컴포지트에서 개발한 모델 ‘보이저(Voyager)’는 재급유 없이 세계일주에 성공하는 최초의 비행기가 됐다. 딕 루탄과 제나 예거 두 사람이 보이저를 조종했다. 1987년 12월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를 출발해 12월23일 돌아왔다. 보이저의 기록을 깬 버진아틀랜틱의 비행기 글로벌플라이어(GlobalFlyer)도 이 회사가 만들었다. 글로벌플라이어는 조종사 스티브 포셋이 단독 비행으로 세계일주에 성공한 비행기기도 하다.

고정익 항공기가 아니라 날개 양 끝에 단 엔진과 프로펠러를 회전시켜 수직 이착륙할 수 있게 하는 회전익 틸트로터 방식 무인기 ‘이글아이(Eagle Eye·1993년)’ ‘프로테우스(Proteus·1998년)’ 등도 잇달아 선보였다.

민간 유인 우주선 개발에 박차

2000년대 들어 스케일드컴포지트는 우주선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세계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비행선에 1000만달러 상금을 내건 ‘안사리X’ 프로젝트에 도전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 비용을 대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스페이스십1’이다. 스케일드컴포지트는 우주선뿐만 아니라 수송기 ‘화이트나이트1’도 설계·제작했다.

2003년 12월 첫 비행을 시도해 시속 1500㎞로 고도 2만m까지 올라갔다. 민간 유인항공기가 초음속 비행으로 우주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5년 7월에는 스케일드컴포지트와 브랜슨 회장이 함께 준궤도용 상업 우주선 및 발사체 생산을 위한 스페이스십컴퍼니를 설립하기도 했다. 여기서 2012년 에어쇼에 공개된 ‘스페이스십2’가 나왔다. 2014년 실험에서 사고가 났지만 여전히 버진그룹과 스케일드컴포지트는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중 인공위성 발사기 선보여

창업자 루탄은 2011년 3월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아이다호의 새 집에서의 삶을 즐기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스케일드컴포지트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고, 명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명예 디자이너라는 직함도 보유하고 있다.

개발에서도 완전히 손을 뗀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지난 6월 스페이스십1에 자금을 댔던 앨런과 함께 공중에서 인공위성 로켓을 쏠 수 있는 비행기 ‘스트라토런치(Stratolaunch)’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트라토런치는 두 대의 보잉 747-400S를 연결한 날렵한 형태로 스케일드컴포지트가 제작한 비행기 가운데 가장 크다. 지상에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안전하고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스트라토런치를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비용절감에 기여한다. 2020년 상용화 목표다.

스케일드컴포지트의 소유주는 여러 번 바뀌었다. 창업 3년 후인 1985년 스타십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비치에어크래프트사에 넘어갔다가 1988년 비치사의 모회사 레이시온이 이 회사를 다시 루탄에게 매각했다. 루탄은 와이먼고든사에 넘겼으나 와이먼고든의 소유주가 바뀌자 10명의 다른 투자자를 규합해 회사를 되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40% 지분을 갖고 있던 미국 항공사 노스럽 그러먼이 2007년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매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운영은 독립적으로 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최근에는 미 공군의 무인 전투 항공기 개발 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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