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농촌진흥청, 발빠른 기술혁신으로 '한국 농업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17-08-17 17:28   수정 2017-08-17 17:28

농촌진흥청55년간 한국 식량문제 해결
통일벼·비닐하우스·기계이앙 등
혁신적 R&D로 일궈낸 '작품'
박사급 1000명 … 국가기관 최다

글로벌 생명공학혁신 선도
ICT 기반 스마트팜 모델 확산
156곳 548개 지역특산품 육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

농산물 수출 지원에도 앞장
연천 단호박, 일본에 첫 수출 성공
캄보디아



[ 오형주 기자 ] 농촌진흥청은 한국 농업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 농업은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 소득 정체, 고령화 심화 등 여러 변화에 직면해 있다. 밖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농업 경쟁국들이 발빠른 기술혁신에 나서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이런 난관과 도전을 뚫고 낙후산업으로 인식되는 한국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까.

농촌진흥청은 충분히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재직 중인 박사급 연구인력만 1000여 명에 달한다. 국가기관 중 가장 많은 ‘두뇌’를 보유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농업생명연구단지 새터에 본청과 4개 소속기관이 자리를 잡으면서 안정감도 갖췄다. 그동안 한국 식량 문제의 해결사 역할을 해온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첨단 산업으로 농업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한국 농업의 삼성전자를 꿈꾼다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외청인 농촌진흥청은 농축산 관련 과학기술 연구개발(R&D)과 농촌 지도·교육 등을 맡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이다. 1962년 설립돼 지난 55년간 한국의 식량문제 해결을 주도했다. 쌀 자급자족을 달성케 한 주역인 ‘통일벼’를 비롯해 한국의 세계적 발명품인 ‘비닐하우스 온실’, 벼 기계 이앙과 딸기 국산화 등이 모두 농촌진흥청의 R&D로 일궈낸 작품이다.

식량 문제가 해결된 지금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국가 농정 핵심 과제인 농업 6차산업화 및 수출 확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육성 등이 그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위해 2013년 6차산업팀을 신설한 데 이어 2015년 수출농업지원과와 도시농업과·밭농업기계화팀을 출범시켰다. 지난해에는 농업빅데이터팀, 농업인안전보건팀 등을 만드는 등 일련의 조직개편을 차근차근 단행했다.

농촌진흥청은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확산을 위해 비닐하우스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온실 1세대 모델을 처음 개발했다. 지난해 스마트 온실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토마토를 생육관리한 결과 농가 생산량이 44.6%, 소득은 13.2%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농촌진흥청은 농업의 6차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156개 시·군에서 548개 품목의 지역 특산품을 육성하고 있다. 농업인이 각종 농산물 가공에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농산물종합가공센터 44개소도 운영하고 있다. 17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유통·마케팅 컨설팅 지원단은 농업인의 판로 확대 등을 지원한다.

이 같은 혁신과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농촌진흥청은 세계적 정보서비스 기업인 톰슨로이터가 선정한 글로벌 생명공학 혁신선도기관 ‘톱10’에 뽑혔다. 지난해 톰슨로이터로부터 혁신선도기관으로 꼽힌 국내 기업과 기관은 삼성전자와 서울대 등 13곳에 불과했다.

농산물 수출 뒤에는 농촌진흥청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농산물 수출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난 8일 경기 연천군의 단호박 18t이 일본에 처음 수출됐다. 연천 단호박은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찾아가는 수출현장 종합컨설팅’ 사업의 대표적인 성과물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은 연천군 단호박연구회 회원들에게 단호박 수확 후 저장·세척 방법, 호박과실파리 예방, 방제요령, 유통구조 등 수출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연천이 단호박을 지역 특화작목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홍천 단호박명품화사업단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또 일본 시장 정보와 수출 현황 등 농업인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통정보를 제공해 단호박의 첫 일본 수출을 이끌어냈다.

제주산 흑돼지 수출에도 농촌진흥청의 뒷바라지가 돋보인다. 농촌진흥청은 제주산 흑돼지의 홍콩 수출 확대를 위해 17일부터 21일까지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홍콩국제식품박람회에서 제주흑돼지생산자회, 제주돈육수출센터, 제주대 등과 함께 협업 홍보 행사를 연다.

홍콩국제식품박람회는 아시아 최대 식품 관련 박람회로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에게 제주 흑돼지의 맛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홍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제주 흑돼지의 청정한 생산 환경과 부위별 규격, 육질의 우수성, 부위별 추천 요리법 등을 담은 안내서를 따로 제작했다.

“새 정부 농정 성공 뒷받침할 것”

농촌진흥청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캄보디아 북부의 몬둘끼리주 센모노룸시에선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의 일환으로 감자 재배 현장 시연회가 열렸다. 농촌진흥청은 캄보디아에서 감자 시험 재배에 나서 ㏊당 18t의 감자를 수확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감자의 불모지로 여겨지던 캄보디아에서 첫 감자 재배에 성공하자 시연회 자리에 참석한 현지 관계자들이 감격에 겨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KOPIA 캄보디아센터는 작년부터 캄보디아 왕립농업대와 함께 감자 품종 개발 현장 실증 작업을 해왔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으로 세운 감자연구센터의 양액재배 시스템 컨테이너를 이용해 씨감자 생산·재배기술 개발, 현지 적응성 검사 등 연구가 이뤄졌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캄보디아의 감자 자급률을 높여 해마다 5000t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동시에 재배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농촌진흥청을 이끄는 라승용 청장은 고졸 말단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40년 만에 차관급에 오른 ‘입지전적인’ 경력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정부의 첫 농촌진흥청장으로 취임했다. 농촌진흥청에서 내부 출신 청장은 15년 만이다.

라 청장은 “새 정부가 성공적인 농정을 펼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이 지속적인 R&D로 뒷받침해 나가겠다”며 “새로 옮겨온 전북혁신도시에서 한국 농업 미래 100년을 열어가는 새로운 연구를 통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기회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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