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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용 재판에 왜 시민단체들이 여론몰이 나서나

입력 2017-08-21 19:00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판결(25일)을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의 ‘유죄’ 여론몰이가 도(度)를 넘었다는 비판이 많다. 4개월여 진행된 공판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라 법원이 유무죄를 가리면 되는데도, 시민단체들이 이 부회장의 유죄를 기정사실화한 뒤 재판부를 직간접으로 압박하고 있어서다. 여당 정치인까지 이런 여론몰이에 가세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주 경제개혁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가 함께 연 ‘이재용 재판 어떻게 될까’라는 토론회는 시기적으로나 형식·내용에서나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1심 판결을 불과 9일 앞둔 시점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경영권 승계 대가로 뇌물을 준 적이 없다”는 이 부회장 측 변론에 대한 반박만 이어졌다. 누가 보더라도 토론회를 개최한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의 단체가 엄벌 청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일도 있었다.

어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범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재판 선고를 지켜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부적절했다. 그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뇌물 혐의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것과 관련해 “법원이 면죄부를 주야장천 내릴 것이라는 예고편이냐”고도 했다. 박 의원이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라는 점에서 법원에 대한 부당한 압력으로 비칠 수 있다.

이 부회장 재판이 여론 재판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됐다. 새 정부 출범을 이끈 진보 시민단체들이 유죄 여론몰이에 나서고 여당도 힘을 보태면서 ‘우려’는 ‘현실’로 바뀌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민 모두는 여론이 아니라 법리와 증거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누구도 여론 재판을 요구하며 재판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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