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벤처정책 제안 나선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입력 2017-08-22 20:01  

"창업보다 성장에 초점 맞춘 벤처정책 나와야"

크루셜텍 창업 1세대 벤처기업인
2~3개월 마다 정책제안 발표키로

"스타트업과 중견벤처 구분하고 기술에 제값 주는 M&A 돼야"



[ 문혜정 기자 ] “일자리는 ‘창업’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기업’이 만드는 겁니다. 자생력 있는 벤처기업이 클 수 있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22일 경기 판교 크루셜텍 본사에서 만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크루셜텍 대표·사진)은 취임한 지 꼭 6개월이 지났다. 그는 지난 2월22일 제9대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한 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안 회장은 “대선 전후에 공무원이나 정책입안자들을 만나 보니 정부 벤처정책이 15~20년 전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을 육성하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며 “지나치게 젊은이들 창업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벤처업계에 돈을 주면 거품(버블)이 낀다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특별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지나면서 벤처기업도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며 “벤처지원 정책이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돈이 없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엔 자금을 충분히 지원하고, 자생력이 생긴 중견벤처는 대기업 등과 제대로 뛰어놀 수 있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매출이나 기업 가치가 1조원(약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기업’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회장이 말하는 운동장 바로잡기는 벤처기업이 보유한 기술에 정당한 가치를 매겨주는 ‘인수합병(M&A) 문화’로 요약된다. 그는 중소·벤처기업의 해당 기술 인력을 고액 연봉으로 빼가는 국내 업계의 관행을 비판했다.

“중국은 기술 창업에 돈을 뿌리고 있어요. 일본은 벤처기업 수장은 물론이고 대기업 2~3세도 만나 보면 마인드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한 예로 일본 보안업체 세콤은 연매출이 10조원대인데 새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과 협업하는 자세가 감동적이에요. 필요한 기술이 한국에 있다면 당장에라도 뛰어오겠다는 식이죠.”

안 회장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벤처기업을 육성하려면 훌륭한 기술과 아이디어도 필요하지만 벤처기업을 제값 주고 사고파는 M&A 환경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몸집을 키우며 성장하는 즉, ‘스케일 업(scale-up)’한 기업이 결국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또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접고 과감히 창업에 나서도록 독려하려면 “기술보증기금 등이 도입하기 시작한 연대보증 폐지를 민간으로 확산시키고 스톡옵션 비과세 등 관련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기술총괄본부 선임연구원 출신인 안 회장은 2001년 크루셜텍을 창업한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지문 등 생체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크루셜텍을 지난해 매출 3200억원(영업이익 83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벤처인증을 받은 3만4000여 개 기업 중 1만3000여 개를 회원사로 둔 벤처기업협회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벤처기업협회는 이익단체라기보다 정책제안단체”라며 “앞으로 2~3개월에 한 번씩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1층 발표장에서 다양한 벤처기업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최근 협회에 ‘혁신벤처정책연구소’를 신설하기도 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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