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수 백만 마리 새들의 군무…오바마·영국 왕세손의 '아지트' 버드 아일랜드

입력 2017-09-10 12:07  

세이셸-버드 아일랜드



300만 마리의 새들을 만나는 곳

버드 아일랜드는 길이 1500m, 너비 800m 정도의 작은 섬이다. 세이셸에서 가장 큰 섬인 마헤에서 비행기로 30분 정도 걸린다. 1771년 섬을 지나가던 배가 ‘해변에 무수히 많은 새와 바다소(듀공)로 뒤덮여 있다’고 보고했고 이후 버드 아일랜드로 불리게 됐다.

현재 버드 아일랜드는 거대한 조류 서식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4~10월에는 보금자리를 찾으려는 수백만 마리의 새가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 주로 검은등제비갈매기와 흰제비갈매기, 큰제비갈매기가 찾아오며 그 수는 최대 300만 마리에 이른다. 꼬까도요, 흰꼬리열대새, 개꿩, 붉은갯도요, 군함새 등도 볼 수 있다.

바다거북은 버드 아일랜드의 또 다른 주인이다. 커다란 몸집으로 유명한 대모거북, 바다거북 등을 볼 수 있다. 11월께는 알을 낳으러 해변으로 올라오는 거북들이, 1~2월에는 알에서 깨어나 바다로 돌아가는 수천 마리의 거북들이 장관을 이룬다. 섬 관리자는 거북들이 알에서 깨어나기 전에 천적이 해치지 못하도록 부화하기 직전 알을 파내고, 부화하고 나면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1771년 태어난 최장수 자이언트 육지거북인 에스메랄다가 이곳에 사는데 나이가 246살, 무게는 300㎏에 육박한다. 섬에서는 철새와 텃새, 그리고 거북을 보호하기 위해 천적을 없애는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고양이와 들쥐, 뱀과 같은 육식 동물 같은 포식자가 없는 것이 생태계 복원에 도움을 줬다.

버드 아일랜드는 새들의 천국으로 불리지만 약 100년 전 서식 환경은 좋지 않았다. 1896~1906년 사이 1만7000t의 천연비료인 구아노(새 분비물)가 채굴돼 모리셔스의 사탕수수 농장으로 수출됐고, 코코넛 농장과 파파야, 목화 등 상업 농장도 들어섰다. 인간의 활동은 급격히 환경을 망가뜨렸는데 100만 쌍에 달하던 제비갈매기가 1931년에는 6만5000쌍으로 줄어들었다. 섬의 생태계가 회복된 것은 1967년 개인에게 팔린 이후다. 소유주는 개발 대신 생태 보전을 우선시했고 1970년대 초반부터 야생 동물 보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자연을 누리는 사치만을 담은 숙소

소유주의 생태 보호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버드 아일랜드 롯지’다. 가격이 높고 사치스러운 물품으로 가득한 고급 호텔과는 거리가 멀다. 소박한 편안함과 가슴 저리는 대자연과의 만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24채의 방갈로로 구성된 숙소는 설계부터 환경 파괴를 최소화했다. 현지 자재를 사용해 건축했고, 전기는 태양열 발전 시설을 이용한다. 전력 사용량을 낮추고자 객실에는 에어컨, 냉장고, TV, 전화 등이 없다. 거리에 가로등이 없어서 투숙할 때 손전등을 하나씩 준다. 부엌에는 음식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퇴비 만드는 시설이 있고, 식수는 섬의 지하수나 빗물을 모아 사용한다. 레스토랑은 주변 해역에서 잡은 생선과 직접 재배한 유기농 과일 및 채소를 사용한다.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차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바와 라운지도 마련돼 있다. 하루 입장 관광객을 20명 이하로 제한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기에 투숙하려면 빨리 예약해야 한다.

버드 아일랜드는 롯지 방문객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섬 관리인은 매일 생태 트레킹과 자연보호 체험활동을 안내한다. 가이드 투어를 통해 현지 동식물에 대한 정보, 새의 생태,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거북의 부화장면 등을 모두 배울 수 있다. 해가 뜨기 전에 섬에 상륙하는 거대한 새떼의 생생한 날갯짓을 보거나, 산호사로 이뤄진 멋진 해변을 거니는 것도 추천한다. 에메랄드빛 라군(석호)에서는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체험을 할 수 있다. 스노클링에 가장 좋은 시기는 바다가 조용하고 맑은 10~4월이지만 롯지 근처 바다는 시기에 구애받지 않는다. 10~11월에는 섬 주변을 지나는 고래 구경 투어도 마련되니 놓치지 말자.

최근 신혼여행객의 ‘꿈의 휴양지’로 급부상한 세이셸. 영국 윌리엄 왕세손의 신혼여행지이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 여행지로 선택된 곳이 바로 세이셸이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동쪽으로 약 2100㎞ 떨어진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은 115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많은 섬 중에서도 최북단의 산호섬 버드 아일랜드는 세계적인 생태여행지로 유명하다. 2006년 영국 BBC의 ‘와일드라이프 매거진’은 세이셸의 버드 아일랜드를 세계적인 에코 여행지 10선 중 7위로 선정했다.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모여든 수백만 마리의 새들, 기네스북에 오른 최장수 바다거북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인간의 손길이 최소화된 대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를 원한다면 버드 아일랜드가 좋은 선택지가 돼준다.

김명상 여행작가 terry@tenasia.co.kr

여행 Tip

버드 아일랜드 롯지의 하루 숙박비는 2인1실 기준 494유로(약 66만원)다. 마헤섬에서 경비행기를 이용해 갈 수 있으며 1인 왕복요금은 350유로(약 47만원) 수준이다. 마헤섬과 버드 아일랜드 간 비행기는 1일 1회 운항한다. 세이셸 관련 각종 여행 상품은 세이셸 여행 전문기업인 인오션M&C에서 판매 중이다.

허니문여행은 7일 일정의 경우 229만원부터 판매하며 이 밖에 휴양, 출사, 트레킹, 테마 여행 등도 2인 이상이면 상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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