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후광…다시 뜨는 금융계 '경기고 라인'

입력 2017-09-10 19:23   수정 2017-09-10 19:59

최흥식 금감원장·이동걸 산은 회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접 천거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박진회 씨티은행장·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경기고 인맥'



[ 정지은 기자 ]
“경기고 라인이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계 인사가 하나둘 베일을 벗으면서 세간에선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이헌재 사단’을 중심으로 경기고 출신이 부상하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장하성 전 고려대 교수(64)가 청와대 정책실장이 된 뒤 경기고 출신 인사가 금융계 주요 자리를 꿰차고 있어서다. 급기야 ‘장하성 사단’을 주목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금융계 급부상한 경기고 출신

최흥식 금융감독원장(65)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64)에겐 공통점이 있다. 장 실장과 경기고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라는 것이다. 장 실장은 경기고 68회(1972년 졸업)다. 최 원장은 67회로 장 실장보다 1년 선배고 이 내정자는 68회로 장 실장과 동기다. 장 실장은 인선 과정에서 이들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 원장은 이헌재 사단 시절부터 경기고 인맥으로 분류됐다. 경기고 출신인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998년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았을 때 조세연구원 연구원이던 최 원장을 감독기구경영개선팀장으로 발탁했다. 최 원장은 경기고 57회인 김승유 한국투자금융지주 고문(전 하나금융그룹 회장)과도 끈끈하다. 김 고문은 2012년 최 원장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장 실장의 금융계 인사 추천에 김 고문이 적극 관여한다는 얘기도 있다.

김 고문은 최근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보여줬다.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추천서를 써준 게 김 고문이라는 후문이다.

이 내정자는 장 실장과 ‘서로 밀고 끌어주는’ 사이다. 이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할 때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에 장 실장을 추천했다. 두 사람은 평소 재벌개혁과 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을 주창하는 등 정책 성향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64)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64) 역시 장 실장과 함께 1972년 경기고를 졸업했다. 이처럼 ‘장하성-이동걸-하영구-김석동’으로 이어지는 경기고 68회 동기 간 친분은 유명하다. 하 회장이 ‘박근혜 정부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음에도 이번 정부에서 주요 인사로 거론되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초기 금융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 것도 장 실장의 적극적인 추천이 한몫했다는 게 정설이다.

‘제2의 이헌재 사단’ 될까

경기고 출신인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도 장 실장과 친분이 깊은 금융계 인사다. 경기고에선 민 전 회장에 이어 9년 만에 산업은행 회장(이 내정자)을 한 명 더 배출하게 됐다. 이 밖에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회장(68회)과 김한 JB금융지주 회장(68회),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72회)도 장 실장의 경기고 인맥으로 꼽힌다.

장하성 사단에는 경기고 출신만 있는 건 아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장 실장과 고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최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우리 정책실장이 아주 강력하게 추천했는데 콤비를 이뤄서 잘해주길 부탁한다”고도 말했다.

금융계에선 장하성 사단의 등장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이헌재 사단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헌재 사단에도 경기고 출신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금융사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 서강대 출신이 주목받으면서 잠시 소외됐던 경기고 출신이 이번 정부 들어 다시 두각을 나타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계 인사는 “지금 당장 중요 자리에 앉아 있지 않은 경기고 출신 인사도 주목받는 분위기”라며 “결국에는 그들이 정책조언 등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타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3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