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2년 만에 공식석상 임지훈, 더 커진 카카오 '연결' 야망

입력 2017-09-21 10:00   수정 2017-09-21 10:53

임지훈, 기자간담회 열어 취임 2주년 소회 밝혀
"외부보다 내부 먼저 챙겼다"
카카오 AI 생태계 구축 전략 설명
카톡금지법에 "미국에서 구글금지법과 같아"





"모든 순간에 카카오 인공지능(AI)를 접하게 만들겠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사진)가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더 커진 '연결' 야망을 드러냈다.

2년 전 취임 직후 제주도에서 열었던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모든 것을 모바일로 연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년이 흐른 뒤였지만, 모바일이 AI로 바뀐 것만 빼면 그의 '큰 그림'은 크게 달라져 있지 않았다.

임 대표는 "외부에서 온 대표로서 그동안 주로 사무실에서 카카오의 사업과 구성원을 파악하고 변화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며 "최근 변화에 따른 성과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 딱히 발표할 게 없음에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입을 뗐다.

◆AI·해외 콘텐츠 사업 "좋은 소식 계속"

이달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임 대표지만 그동안 그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만큼 공개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았다. 그가 미디어 초청 행사에 등장한 것도 2년 만이다.

임 대표는 "취임 2주년에 대해 큰 감흥은 없다"며 "이 회의가 끝나면 다음 회의를 준비하는 식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왔을 뿐"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간혹 외부에서 '대표 교체설'이나 부정적인 평가가 들려와도 뚝심 있게 제 갈 길을 갔다는 얘기다.

그는 '발표할 게 없다'고 운을 띄웠지만, 2시간이 넘게 진행된 행사에서 적지 않은 경영 성과와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중간중간 맥주로 목을 축이며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카카오에서의 지난 2년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AI 사업에 대해서는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카카오는 최근 삼성전자, 현대차, GS건설 등 굵직한 기업들과 잇따라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의 적용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카카오의 기술은 어디 가서도 뒤지지 않는다"며 "하반기 카카오 아이의 협력 소식을 계속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미니'와 같이 스피커를 앞세워 대중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임 대표는 "AI 사업에서 스피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앞으로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수많은 기기와 서비스 접점이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제조사나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AI 기술을 제공하고 인증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카카오 인증 마크가 있는 기기나 서비스는 음성만으로 비슷한 이용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는 얘기다.

임 대표는 패스트푸드점을 예로 들어 "카카오 마크가 붙어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 앞에서 터치 없이 '○○버거에 콜라 큰 것'이라고 말하면 알아서 주문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의 예약 대란과 사이트 장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고 죄송했다"며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용자가 사이트에 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이나 혜택 조건이 좋았던 게 사실이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에 대한 기대도 있었을 것"이라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목표 판매량을 묻자 "AI 스피커는 기능이 계속 더해지기 때문에 '처음 몇대를 팔겠다'는 것보다 향후 언제든 추가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변화 …O2O 접기 힘들었다"

자신을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한 임 대표는 로망이었던 글로벌 사업에도 현실적인 잣대를 들이댔다. '선택과 집중'이었다. 이미 선두주자들이 자리를 잡은 메신저나 포털로는 해외 진출이 쉽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판단했다. 임 대표가 가능성을 본 것은 콘텐츠였다. 그는 "한국은 게임, 웹툰, 이모티콘 등 콘텐츠에 강하고 카카오 역시 그런 사업들을 잘 해오고 있었다"며 "오래 전 씨를 뿌린 성과들이 최근 웹툰과 게임 등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과가 나오기까지 보이지 않는 뒷단에서는 많은 변화와 투자가 있었다고도 털어놨다. 자원 재분배를 위해 일부 서비스들을 종료하기도 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사업에 대한 시행착오를 인정하면서도, 준비해온 프로젝트를 접는 결정은 고통스러웠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런 결정들 덕분에 카카오가 집중한 부분에서 더 큰 효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핵심 사업부들이 쪼개져 나간 것도 임 대표 취임 후 바뀐 점이다. 지난해 다음웹툰에 이어 올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가 분사했다. 그는 "분사가 무조건 회사에 도움이되는 것은 아니다"며 '분사를 위한 분사는 없다'고 못박았다. "분사는 목적이 아닌 도구"라며 "좋은 파트너와의 협력, 투자금 유치 같은 조건이 만족됐을 때 분사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규제에 대해서는 날카로게 비판했다. 임 대표는 퇴근후 카카오톡 금지 기능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요즘 '카톡금지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서 '구글금지법' '페이스북 급지법'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주제는 맞지만, 조직의 일하는 방식에 관한 문제이지 특정 서비스의 기능 문제가 아니다"며 "퇴근 후 카카오톡을 못쓰더라도 어떤 조직은 전화나 문자로 업무 지시를 할 수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포털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의 역차별 문제를 언급했다. 임 대표는 "국내 뉴스 콘텐츠를 글로벌 서비스에서 보는 이들도 있다"며 "한국에서도 유통 파워가 큰 기업들이 많은데 카카오와 네이버만 국내 기업이라고 왜 더 강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희만 예뻐해달라는 게 아니고 그들과 똑같은 운동장에서 뛸 수 있게만 해준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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