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소렌토 언덕 해안마을서…쪽빛바다 지중해 낙조를

입력 2017-09-24 14:53   수정 2017-09-25 17:24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추천하는 여행지

이탈리아 남부지방

레몬향 코끝 스치는 포지타노 마을
아순타 성당의 돔, 햇살에 자태 뽐내

연인과 두 손 꼭 잡고 거닐고 싶은 포르닐로 해변길
콜롬보 거리 걷다보면 어느새 언덕
지중해 비경에 느려지는 발걸음

'시간은 안단테로 흐른다'는 이탈리아 남부여행의 묘미 만끽

타소 광장 밑 코무날레 정원에 서면 나폴리항과 베수비오 화산 한눈에

50㎞ 해안도로 '아말피 코스트' 1000여개 굽이굽이 절벽 길 '아찔'



이탈리아 남부 지역은 끝없이 펼쳐진 지중해와 절벽 위의 해안도로, 쪽빛 바다와 마주한 해안마을에 집들이 옹기종기 늘어서 있다. 해 질 녘이면 낭만이 내려앉은 부둣가는 촉촉하게 마음을 적신다. 이탈리아 남부에선 어떤 것을 기대해도 좋다.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보다 그리움이 먼저 다가오는 곳. 해안마을 소렌토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말피 코스트 해변을 넘어 포지타노까지 이탈리아의 정수가 숨어 있는 남부지역 여행을 떠나보자. 소렌토=강서영 선임 승무원 ksy9079@naver.com


절벽 위에 세워진 해안마을 ‘소렌토’

로마에서 시원하게 뻗어 있는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3시간가량 달리다 보면 지중해와 맞닿은 항구 도시들을 만나게 된다. 이탈리아 남부는 지중해 중부에 있는 티레니아해(Tyrrhenian Sea)를 따라 나폴리, 소렌토, 포지타노와 같은 많은 소도시가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해안도로에 접어들면 오후의 햇살이 내려앉은 반짝이는 바다와 마주하게 된다. 바다에 시선이 사로잡힌 채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얼마나 달렸을까. 소렌토가 멀리서 보인다.


바다 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룬 해안단구에 빼곡히 들어선 도시의 건물들은 너도나도 지중해의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소렌토에 있는 호텔들은 해안을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가 딸린 객실이 많다. 지중해의 바다와 정면으로 맞닿거나 또는 도시 가장자리의 높은 곳에 있는 아기자기한 시내를 바라보는 호텔까지. 그 절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수많은 여행객을 소렌토로 향하게 만드는 노래,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Giambattista De Curtis)의 ‘돌아오라 소렌토로’는 절벽에 세워진 호텔 트라몬타노(Imperial Tramontano Hotel)의 테라스에서 작곡했다고 한다.

여행객에게 호텔의 테라스는 하나의 명소가 됐고, 해가 지는 저녁이면 이곳을 방문해 지중해에 내려앉은 낙조를 감상하기도 한다. 시내 중심에는 소렌토가 자랑하는 위대한 시인 토르쿠아토 타소(Torquato Tasso)의 기념비가 있는 타소 광장이 있다. 이 광장의 다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절벽도로 또한 명소인데 높은 절벽 위에 지어진 집들과 절벽 사이로 난 긴 도로, 도로 끝에 펼쳐지는 바다의 모습이 눈부시다. 해안가 쪽으로 내려가면 빌라 코무날레(Villa Comunale) 정원에 도착한다. 쪽빛 지중해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소렌토의 전망을 감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가파른 절벽 위 정원에서 낮에는 세계 3대 미항인 나폴리와 2000년 전 폼페이를 화산재로 뒤덮은 베수비오 화산을 볼 수 있다. 또한 이곳 정원에서 절벽 아래 마리나 피콜라 항구 근처까지 가는 리프트를 탈 수 있다. 항구에 닿으면 카프리로 가는 페리를 타려는 여행자들로 붐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카프리행 페리에 몸을 싣고, 멀어져가는 소렌토의 절벽을 감상해보라. 그것 또한 소렌토를 즐기는 이색적인 방법이 아닐까? 소렌토의 오후가 지나가고 어느 틈에 해가 뉘엿뉘엿 기울 때 항구로 발길을 돌려보자. 낭만이 내려앉은 부둣가 노천식당에는 싸고 맛있는 요리와 와인 한 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 ‘아말피 코스트’

소렌토를 떠나 마을을 벗어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해안도로를 만나게 된다. 소렌토에서 아말피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163번 국도, ‘아말피 코스트(Costiera Amalfitana)’다. 지중해 중부 티레니아해를 따라 굽이굽이 1000여 개의 절벽에 길을 만들었다. 왼편으로는 용맹한 기개를 자랑하는 산맥의 절벽과 오른편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언덕에 난 도로. 상상만으로도 아찔하지 않은가? 실제로 도로를 달리다 보면 경사가 심하거나 굽이진 도로에서 큰 버스들은 ‘빵빵’ 하고 경적을 울리기도 한다. 지금 지나가고 있으니 반대편에서도 조심히 오라는 일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반대편의 운전자들은 속도를 줄여 운전을 멈추고 차가 지나가도록 기다리기도 한다. 이렇게 이색적이고도 재미난 광경은 도로 곳곳에서 이어진다. 무려 50㎞에 이르는 해안도로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길고 긴 해안도로는 완공되기까지 40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아말피 코스트는 1997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1위로 선정돼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을 불러모았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전망대가 있고 한 폭의 그림처럼 지중해 바다가 펼쳐진다.

아말피 해안의 무지갯빛 마을, 포지타노

아말피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 불리는 포지타노는 인구 4,00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바다 앞 계곡 절벽을 따라 들어선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여행자를 반긴다. 페리를 타면서 포지타노의 풍경을 감상해도 좋고, 시외버스나 렌터카를 이용해 아말피 코스트의 경치를 즐기며 마을에 도착할 수도 있다. 포지타노도 소렌토처럼 해안의 절벽을 따라 형성된 해안마을이다.


소렌토가 평화롭고 적막한 느낌이라면 포지타노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빼곡히 들어선 집들의 벽은 주황, 노랑, 파란색으로 멋을 내 그 모습이 더욱 화려하다. 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상큼한 레몬 향이 코끝을 스친다. 골목 구석구석에서 포지타노의 특산품인 레몬으로 만든 기념품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한 타일들로 장식된 상점들은 향초, 사탕, 향수와 수제비누로 가득했다. 이것저것 향을 맡으며 선물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탈리아 남부는 지중해의 영향을 받아 여름에는 건조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겨울은 온난하고 습기가 많다. 이렇게 따뜻한 이탈리아 남부지방의 소렌토와 포지타노에서 재배하는 레몬은 보통 유기 재배하기 때문에 크고 모양이 울퉁불퉁한 것이 특징이다. ‘소렌토 레몬’이라고도 불리는 이 레몬을 지역 주민들은 ‘스푸사토 아말피타노(sfusato amalfitano)’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이탈리아 남부지방의 레몬은 지정된 지역 내에서만 재배돼 ‘소렌토 레몬’으로 인정된다고 한다.


골목을 구경하다 보면 시원한 레몬 음료를 파는 상인을 만날 수 있다. 바로 강렬한 이탈리아 남부의 햇살에 더위를 식혀줄 레몬 그라니타(granita)다. 그라니타는 라임, 레몬 등에 설탕을 넣고 와인과 샴페인을 더한 이탈리아식 음료인데 보통 얼리거나 차갑게 해서 마시는 음료다. 남부의 싱싱한 레몬으로 만든 그라니타 한 모금에 입 안 가득 톡 쏘는 맛이 전해진다.

소규모 갤러리와 물리니 거리의 풍경

포지타노의 매력은 단연 절벽에 어우러진 집들과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해변이지만, 또 다른 매력은 골목에 있다. 해변가로 내려가는 골목길은 온통 볼거리로 가득하다. 물리니 거리(Via de Mulini)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들뿐만 아니라 아담한 옷가게와 예술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소규모 갤러리가 많다. 갤러리 내부에는 다양한 예술품과 그림이 전시돼 있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골목 이곳저곳에는 수제 액세서리를 팔거나 벽에 수채화 그림을 걸어 놓은 노점상들이 있는데, 단돈 10유로면 아름다운 포지타노의 절경을 집으로 옮겨올 수도 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노점상들이 어우러진 물리니 거리의 풍경은 마치 보물섬의 미로 같다.


포지타노의 해변을 가다 보면 산타마리아 아순타 성당(Chiesa di Santa Maria Assunta)을 지나게 된다. 성당 앞 광장에서 이어진 긴 계단을 지나야 비로소 바닷가에 다다를 수 있다. 여행자들은 코앞에 보이는 지중해 바다에 마음이 사로잡혀 성당을 무심코 지나치기도 한다. 산타마리아 아순타 성당은 기념 엽서나 포지타노를 그린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상징적인 건물이기도 하다. 특히 성당의 둥근 돔(Dome)은 지중해 햇살에 반사돼 끊임없이 반짝이며 그 자태를 뽐낸다. 화려하기로 유명한 이탈리아식 도자기인 마졸리카(Majolica)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도자기 타일은 흰 바탕에 청색, 녹색, 붉은색의 그림물감으로 현란함을 더해준다. 오랜 전통이 느껴지는 성당의 내부에 들어서면 경건한 분위기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성당을 지나면 조금씩 해변의 모습이 드러난다. 덩달아 마음이 설레기 시작해 발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곳곳에 있는 레스토랑에 곧 시선이 빼앗기고 만다. 포지타노에는 전망 좋은 카페와 근사한 레스토랑이 많다. 이곳저곳을 눈여겨보며 해 질 녘 저녁 먹을 곳을 점찍어둔다.

사랑하는 연인과 걷고 싶은 포르닐로 해변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들어와 그림 같은 풍경을 선물해주니 꿈에 그리던 식사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포지타노는 두 개의 해변을 갖고 있다. 먼저 산타마리아 아순타 성당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스피아자 그란데 해변(Spiaggia Grande)은 포지타노의 메인 해변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곳은 회색빛을 띠는 모래가 이색적인데, 내리쬐는 태양 아래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로 휴양지의 자유로움이 넘쳐난다.

반면 포르닐로 해변(Fornillo)은 포지타노의 서쪽에 있다. 스피아자 그란데 해변보다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또 다른 매력을 선물해준다.

포르닐로 해변은 사랑하는 연인과 두 손을 꼭 잡은 채 거닐고 싶은 바로 그런 곳이다. 포지타노는 작은 해안 마을이기에 동네를 구경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포지타노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선 시간을 갖고 둘러보라.

마을의 언덕을 향해 난 콜롬보 거리(Via Colombo)를 걸으며 상점에서 엽서도 사고, 주택가 담장 너머로 핀 앙증맞은 꽃들도 눈에 담아보자. 그렇게 발길이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을 높은 곳에 도착한다. 지중해 햇살을 한껏 머금고 푸른빛을 뽐내는 바다와 마주한 순간 가슴이 벅차오른다. 발길을 멈추고 끝없는 지중해의 모습을 바라본다. 눈앞에 펼쳐진 비경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꺼내어 보여주고 싶어질 것이다.

이탈리아 남부에서의 시간은 안단테로 흐른다. 안단테 칸타빌레(andante cantabile)! 이탈리어아로 악보에서 ‘천천히 노래하듯이 연주하라’는 말이다.

어느새 발걸음은 느리게 움직이고 있고, 마음엔 평온함이 내려앉는다. 이탈리아 남부는 여행자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가르쳐준다.

여행정보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로마 구간을 10월까지 매일 운항하고 있다. 로마는 이탈리아의 수도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운행하는 기차나 버스가 시간대별로 많다. 나폴리도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소렌토, 포지타노와 같은 소도시 간의 교통망이 잘 구축돼 있어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하려면 로마에서 나폴리로 가는 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로마의 테르미니역(Roma Termini)에서 나폴리 중앙역(Napoli Centrale)까지는 소요 시간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가장 빠른 편이 1시간10분 정도 걸린다.

나폴리 중앙역에서 소렌토까지는 사철(Circumvesuviana)을 이용할 수 있다. 출발역은 포르타놀라나역(Porta Nolana), 도착역은 소렌토역(Sorrento)이다. 소렌토역에서 포지타노까지는 버스를 탈 수 있으며, 아말피 해안도로를 따라 포지타노까지 1시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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