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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정신 계승한다더니… 노동정책 따로 가는 문재인 정부

입력 2017-09-25 18:29  

해고 절차 간소화 등 담은 노무현 정부 '노사관계 로드맵'
양대지침 내용과 일맥상통
현정부선 폐기…비판 일어



[ 강현우 기자 ] 문재인 정부가 25일 공정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을 담은 ‘노동개혁 양대 지침’을 폐기하면서 비슷한 내용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했던 과거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노동 문제에선 별도 노선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3년 11월 한국노동연구원이 작성하고 당시 노동부가 채택한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 방안(이른바 노사관계 로드맵)’은 쟁의행위와 해고 보호, 임금 체계 등 10개 항목에 걸친 노사 현안과 대책을 적시했다. 진보 성향 정부에서 마련했지만 기업의 의견을 상당수 반영했기 때문에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고, 결국 대부분 실현되지 못했다.

노사관계 로드맵은 해고요건 합리화와 관련해 ‘변경해고’ 제도 도입을 중장기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근로자에게 다른 업무를 제시하고, 근로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저성과 근로자에게 재교육과 업무 변경 기회를 주고, 그래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해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공정해고 지침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노사관계 로드맵은 또 부당해고 판정이 나더라도 원직 복귀 대신 금전 보상으로 법률관계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았다. 반면 현 정부는 부당해고를 다툴 때 1심 또는 노동위원회의 1차 판정만으로 원직으로 복귀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관계 로드맵에는 근로자 파업 시 사용자가 신규 직원을 채용하거나 파견 등을 활용해 공장을 돌리는 ‘대체근로 허용’도 포함됐다. 대체근로를 금지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과 아프리카 말라위밖에 없다. 기업들이 강성 노조에 휘둘리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로 꼽히지만 노동계 반대로 여전히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로드맵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는 문제와 관련,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보완 방안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제도화되지 못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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