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수상 앞두고 숨진 중력파 과학자들도 있다

입력 2017-10-03 20:51   수정 2017-10-03 20:59

유력 후보 브래진스키 교수 드레버 교수 잇달아 타계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중력파 검출의 일등공신 중에는 애석하게 상을 놓친 인물들도 있다. 3일 물리학계에 따르면 중력파 검출의 일등공신인 로널드 드레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왼쪽)가 3월 타계했다. 그는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라이너 와이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85), 킵 손 칼텍 명예교수(77)와 함께 중력파를 검출한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를 설계하고 만들었다.

세 사람은 지난해 중력파를 검출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 1순위에 올랐다. 하지만 수상자 추천 시점보다 10여일 늦은 지난해 2월 11일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후보 신청을 하지 못해 상을 놓쳤다. 노벨위원회는 전년도 9월 선별된 후보 추천자에게서 그해 1월31일까지 후보 추천서를 받고 있다. 세 사람은 지난해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인 브레이크스루 상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드레버 교수는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핵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중력파 검출기를 제작해 왔다. 그는 간섭계 안에서 빛이 왕복하면서 작은 거울에 정확히 반사할 수 있는 기술을 제안해 LIGO 건설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주인공으로 평가된다. 그의 공로로 태양이 수소 원자 지름만큼 움직인 정도에 불과한 중력파 변화를 검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장기간 치매로 고통받아왔으며 지난해 초 중력파 발견 소식을 발표하는 자리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했다. 결국 지난 3월 영국 에든버러에서 향년 86세로 타계하면서 생존 과학자에게만 수여하는 노벨상 시상 원칙에 따라 수상자에서 제외됐다. 손 명예교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저녁 식사와 대화 자리에서 매우 유쾌했던 사람이며 아이디어꾼이었다. 매우 좋은 친구였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손 명예교수가 드레버 교수보다 먼저 영입하려 했던 고 블라디미르 브래진스키 모스크바주립대 교수(오른쪽)도 살아있다면 이번에 노벨 물리학상 유력 수상 후보였다. 브래진스키 교수 역시 지난해 3월 중력파 검출소식을 접한 직후 85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손 교수는 1984년 LIGO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레이저 간섭계 대가인 브래진스키 교수를 영입 1순위로 올렸다. 하지만 브래진스키는 모국인 소련을 떠날 수 없다며 고사했고 대신 드레버 교수를 연구진에 추천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이날 연구의 공헌도를 감안해 와이스 명예교수에게 상금의 절반을, 배리시 명예교수와 손 명예교수에게 나머지 절반을 나눠서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LIGO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은 “두 사람은 비록 상을 받지 못했지만 중력파 발견에 공헌한 바가 크다”며 “살아 있었다면 수상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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