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시·공간 초월한 살아있는 박물관…게임·짜장면·보석의 역사 '한눈에'

입력 2017-10-09 15:24   수정 2017-10-09 15:25

국내여행

산업관광 명소를 찾아서 (2) 박물관



[ 이선우 기자 ] 박물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의 발자취를 가장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여행코스 중 하나다.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유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시간을 거스르는 여행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렇다고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유물만이 박물관에 있는 건 아니다. 최근엔 과거와 현재를 통해 아직 눈앞에 펼쳐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을 담은 박물관도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테마와 체험 프로그램까지 가득한 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컴퓨터와 게임의 모든 것 - 제주 넥슨컴퓨터박물관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이젠 자취를 감춘 추억의 컴퓨터부터 최신 온라인 게임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와 게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국제박물관협회(ICOM)에 등록된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 박물관으로 컴퓨터와 게임 관련 소장 자료가 6900여 점에 이른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1976년 만든 첫 번째 컴퓨터 ‘애플아이(I)’, 최초의 마우스 ‘엥겔바트 마우스’,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등 컴퓨터 개발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실물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단순 관람을 넘어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갤라가’ 등 1970년대 컴퓨터 게임시대를 연 슈팅게임부터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인 오큘러스 리프트 등 차세대 기술을 접목한 최신 게임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컴퓨터 스페이스’와 ‘퐁’ 등 1980~1990년대 추억이 서려 있는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전시실 지하 1층에 스페셜 스테이지에 있다. 방문객들 사이에서 하이라이트 코너로 꼽히는 3층 오픈 수장고에선 하루 두 번 원하는 컴퓨터를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스닉 프리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컴퓨터와 게임 콘셉트의 키보드 와플, 마우스 빵, 치킨토시 샌드위치 등 맛깔스럽고 개성 넘치는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카페도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 중 하나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 어린이 6000원.

근대 문물 도입의 현장 - 인천 개항박물관

개항박물관은 1883년 근대 문물이 처음 들어온 인천 중구 중앙동 개항거리에 있다. 이곳은 개항 당시 은행과 호텔, 상점 등이 밀집해 있는 일본 조계(집단거주지역)의 중심지였다.


당시 일본 제1은행으로 쓰인 건물을 재단장해 2010년 문을 연 박물관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다양한 근대 유물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군함 양무호와 서울~인천 우편제도 도입과 함께 발행된 문위우표, 경인철도 개통 당시 사용하던 승차권과 통표, 휴대기 그리고 최초의 조폐기관인 전환국에서 주화 제조에 사용한 압인기, 당시 세관과 증권거래소 역할을 하던 해관(海關), 미두취인소(米豆取引所) 관련 자료 등이 대표적이다. 연중 무휴, 입장료는 성인 500원. 어린이 200원.


개항박물관에서 걸어서 5~7분 거리에 있는 짜장면박물관에서도 개항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하루 700만 그릇이 팔리는 국민음식 짜장면의 최초 발원지인 공화춘(共和春)의 주방과 접객실을 옛 모습 그대로 재현했다. 인천 중구청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엔 차이나타운~개항장 역사·문화·관광 일일여행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 500원.

화려한 보석의 세계 - 익산 보석박물관

고대 삼한시대 마한의 도읍지였던 전북 익산은 수준 높은 보석 가공기술로 명성을 떨친 곳이다. 화려하고 세밀한 백제인의 세공기술이 전해져 내려오면서 1970년대 보석·귀금속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됐다.


2002년 백제문화유적인 왕궁보석 테마관광지 안에 들어선 보석박물관은 삼국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보석 세공기술과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수정, 황수정, 백수정 등 희귀 원석부터 투르말린, 토파즈,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등 진귀하고 화려한 고가의 보석 20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크리스털로 만든 ‘미륵사지석탑’, 목화석과 계혈석 등 10만여 점의 보석으로 만든 모자이크 벽화 ‘오봉산일월도’ 등 우리나라 왕조별 유물과 영국 등 유럽 왕실의 복제 유물도 볼거리다. 시가 16억원이 넘는 ‘보석의 꽃’ 감상은 박물관 관람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20인 이상 단체는 2000원. 체험비는 5000원부터.

학창시절 추억 ‘새록새록’ - 세종 교과서박물관

2003년 세종시 연동면 내판리에 들어선 교과서박물관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때부터 교과서를 제작해 온 대한교과서(현 미래엔)가 설립했다.

교과서를 테마로 한 국내 유일한 박물관인 이곳은 우리나라 교육문화의 발전사를 엿볼 수 있다. 국보 제320호 월인천강지곡 영인본을 비롯해 조선시대 서당에서 배우던 서책, 국내 1호 국어 교과서인 ‘바둑이와 철수’ 등 1900~2000년대 교과서 11만4000여 권 등 소장 자료만 총 17만여 권에 달한다. 독일, 프랑스, 러시아, 필리핀 등 40개국 교과서뿐만 아니라 북한의 교과목과 교육과정을 엿볼 수 있는 교과서도 5000여 권 소장하고 있다.


교과서 인쇄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보는 공장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940~1980년대 말까지 교과서 제작에 사용하던 인쇄기와 제본기, 납활자를 보관해 놓은 인쇄기계 전시장에선 교과서 제작과정은 물론 우리나라 인쇄기술의 발달사까지 보여준다. 풍금과 낡은 책걸상 등으로 1960년대 초등학교 교실을 재현한 철수와 영이의 교실 코너는 어른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소이자 어린 아이들에게는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무료.

식기 변천사 한눈에 - 대구 방짜유기박물관

놋쇠로 만든 유기 가운데 방짜유기는 품질이 가장 좋기로 유명하다. 구리와 주석을 일정한 비율로 배합한 놋쇠덩어리를 수만 번 두드려 만드는 방짜유기는 독성이 없고 쉽게 휘거나 깨지지 않아 식기류뿐만 아니라 징, 꽹과리 등 악기를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2007년 수려한 풍광의 팔공산 자락에 들어선 방짜유기박물관은 방짜, 주물, 반방짜 등 다양한 유기 종류와 재료는 물론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식기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전시동 지하에 있는 재현실은 1930년대 방짜유기를 제작하던 평안북도 정주군 납청마을 유기공방과 그릇을 팔던 놋점을 실물 크기의 디오라마 모형으로 재현했다. 1층 기증실에는 유기장인 이봉주 옹(중요무형문화재 77호)이 평생 제작하고 모은 생활유기, 상차림, 제기류, 종교용구 등 총 275종 1489점의 방짜유기가 전시돼 있다. 박물관 내 야외공연장 인근에 조성된 체험장에선 방짜로 만든 대형 징을 직접 쳐보는 체험과 함께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관람은 오전 10시부터다. 입장료는 무료.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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