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똑똑하다는 칭찬이 거짓말쟁이 만든다고?

마인드셋

캐럴 드웩 지음 / 김준수 옮김 / 스몰빅라이프 / 348쪽 / 1만6000원


[ 김희경 기자 ] “너 참 똑똑하구나.”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이런 칭찬을 한다. 하지만 이 칭찬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의 세계적 석학 캐럴 드웩 교수 연구팀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수백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칭찬을 하며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그리고 각종 테스트 점수를 제출토록 했는데 40%에 이르는 학생들이 자신이 받은 점수를 가짜로 높여서 기입했다. 똑똑하다고 했을 뿐인데, 그 아이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사람들이 가진 두 가지 ‘마인드셋(mindset·마음가짐) 중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이 작용한 탓이다. 자신의 능력이 ‘불변하고 고정된 자질’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에 결함이 나타나면 감추려고만 하는 성향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드웩 교수는 사람들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이 같은 마인드셋에 대해 40여 년에 걸쳐 연구했으며 그 결과를 《마인드셋》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고정 마인드셋’에 갇힌 이에게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의 개념과 효과 등을 알려준다.

드웩 교수는 “‘능력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능력은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주장한다.

두 마인드셋의 차이는 특정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부터 나타난다.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가정해보자. 중간고사 점수가 나쁘게 나온 걸 확인하고 실망하며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마침 차에 불법주차 딱지까지 붙어 있다. 이때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멍청한 것 같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다르게 반응한다. ‘수업도 더 열심히 듣고 주차할 때도 주의해야겠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자신에게 쉽게 낙인을 찍거나 단념해 버리지 않는다.

이 같은 성장 마인드셋을 심어주기 위해 아이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넌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건 어떨까. 이것은 어른들이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다. 모든 책임을 아이에게 전가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이를 큰 실패라고 여기게 할 위험이 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너는 발전하고 있고 나는 네 발전에 관심이 많아”라고. 드웩 교수는 “성장 마인드셋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더 풍성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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