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일 만에 끝난 바른정당 '개혁보수 실험'

입력 2017-11-06 18:45  

교섭단체 지위 상실

비박계 의원 33석으로 출발
1년도 안돼 11석 정당으로 전락
유승민 "초심 못 지켜 아쉽다"



[ 박종필 기자 ] 바른정당은 ‘지역주의에 기대지 않는 이념정당’, ‘중도층도 공감할 수 있는 개혁보수정당’을 표방하며 지난 1월24일 탄생했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을 주도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3명이 탈당해 만든 정당이다.

바른정당은 창당 3개월여 만인 4월28일에 이은재 의원이, 5월2일에 권성동 등 12명의 의원이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했다. 대통령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의원 40%가 탈당하면서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정당 기준 의석인 20석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무성·유승민 의원 두 기둥이 떠받치던 바른정당은 김 의원 세력이 6일 탈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창당 286일 만에 11석의 비교섭단체 정당으로 전락했다.

김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정양석 주호영 홍철호 황영철 등 9명의 탈당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통합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새로운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자 했지만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고 그 결과 보수 분열의 책임만 남았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탈당파들은 책임정치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당을 두 번이나 옮기는 정치적 부담이 있는 데다 과거 새누리당을 ‘가짜 보수’라고 규정하며 탈당한 바 있어 ‘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당”이라고 한 김무성 의원의 최근 발언이 알려지면서 창당이 이념보다 선거공학적 계산의 결과물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새누리당에 끝까지 남으려 한 사람이고, 지금 탈당한 분들은 (새누리당도) 제일 먼저 탈당한 분들”이라며 “개혁보수의 초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 아쉽고 서운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3일로 예정된)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치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을 막아달라는 보수층 요구를 우리가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모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현시점에서는 보수 통합 가치가 우선이라 생각했다. 모든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해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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