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발상만 살짝 바꿔도 세상에 없던 시장 만든다

입력 2017-11-09 19:25  

제로 투 원 발상법

오마에 겐이치 지음 / 이혜령 옮김 / 21세기북스 / 272쪽 / 1만4000원



[ 최종석 기자 ] 지난주 일본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최강자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만년 하위 팀이던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는 19년 만에 일본시리즈에 올라 선전을 펼쳐 우승팀만큼 주목받았다. 베이스타즈 구단주는 모바일 게임·인터넷 업체 DeNA의 창업주인 난바 도모코다.

난바가 1999년 DeNA를 설립할 당시엔 경영이 무척 어려웠다. ‘빗다즈’라는 인터넷 경매 서비스가 주 수입원이었는데 당시 일본에서는 ‘야후 옥션’이 절대적인 사용자 수를 자랑하고 있었다. 궁지에 몰린 난바가 눈을 돌린 곳은 휴대폰이었다. 경매로 물건을 팔고 싶은 사람이 휴대폰으로 물품을 촬영해 인터넷 사이트에 바로 올릴 수 있는 ‘모바옥’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매의 편리함과 물품 사진의 신뢰도가 더해져 모바옥은 약진할 수 있었다. DeNA는 시가총액 2조5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난바의 성공은 디지털 카메라 기능을 갖춘 휴대폰과 경매라는 조합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의 것을 결합하는 것으로도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났다. 세계적 경영 구루(스승)로 꼽히는 오마에 겐이치 비즈니스브레이크스루(BBT)대 학장은 《제로 투 원 발상법》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0에서 1을 창조하는 힘,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발상은 페이팔 창업자로서 실리콘밸리 투자자로 활동하는 피터 틸이 그의 저서 《제로 투 원》에서 주장한 “독점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라”고 강조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오마에 학장은 조합, 정보격차 이용, 가동률 높이기 등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열한 가지 사고방식을 소개한다. 자라, 유니클로 같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가 정보격차를 이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말한다. 유니클로는 중간 유통단계를 생략해 생산지 제조원가와 소비지 소매가격의 격차를 판매가격 인하에 적극 활용했다.

일본의 대표적 온천 관광지로 떠오른 구마모토현 구로카와 온천은 ‘가동률 높이기’를 통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온천에 손님이 없으면 고정비용은 계속 들어가는 것이라 한 명이라도 고객을 더 유치하는 것이 이득이다. 이 온천마을은 여러 노천탕을 이용할 수 있는 ‘입욕 티켓’을 고안했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여관, 거리는 복도, 여관은 객실이라는 콘셉트로 고객을 유치했다. 손님들은 저렴한 가격에 여러 노천탕을 오가며 즐겼고, 온천은 가동률을 높여 이익을 극대화했다.

저자는 감정이입, 고객 세분화, 시간축 변화시키기 등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을 더 소개한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GE헬스케어는 고가의 장비를 시간축 변화시키기를 통해 판매해 성장했다. GE는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와 같은 고가 장비를 판매하면서 유지 보수뿐만 아니라 기기를 다루는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원격 관리시스템, 고객 콜센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에게는 현재의 가격은 비싸지만 5년 이상 사용하면 오히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눈앞에 보이는 구입비용의 ‘시간축’에서 벗어나 5년이라는 새로운 판단 기준을 만들어준 것이다. 다른 시점에서 발상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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