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나비효과'가 초래한 일본 규동값 인상

입력 2017-11-10 07:06   수정 2017-11-10 07:26

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스키야(すき家)’라는 일본 규동(쇠고기 덮밥) 전문 체인점을 아시는지요.

‘스키야’는 일본 최다 점포(2017년 9월 현재 1956개)를 보유한 대중음식 체인으로 규동과 카레요리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밥 천국’같은 곳을 연상하면 무난할 듯 합니다.(다만 ‘스키야’는 점심 시간 등엔 ‘아저씨’ 고객들이 좌석 대부분을 점령한 까닭에 ‘아저씨 천국’이라는 인상이 들기는 합니다.) 일본 여행을 해보신 분 중에서도 이곳에서 부담 없는 가격에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하신 경우가 적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런데 내년 이후에 일본을 방문하시는 분들께선 예전보다 조금 더 가격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규동을 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키야가 규동 등 주요 메뉴의 가격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가격 인상의 이유로 지목한 것은 ‘일손부족’입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대중 요식업의 원가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키야 체인을 운영하는 젠쇼홀딩스는 연내에 스키야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할 방침을 굳혔다고 합니다. 규동의 재료인 쌀과 쇠고기의 가격이 올랐을 뿐 아니라 일손 부족으로 인건비가 늘어난 것이 주원인이라고 합니다. 2005년 처음 순감소로 돌아선 일본 인구는 2007년부터 10년 연속 줄었습니다. 2055년이면 일본인구는 현재의 1억2667만명에서 20%이상 감소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1억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 추세입니다.

가격 인상이 고려되는 메뉴는 치즈 등 토핑을 얹은 덮밥 등 주요 덮밥 종류라고 합니다. 인상규모는 수십엔(약 수백원)정도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업계 최저가’를 표방하고 있는 대표 메뉴 ‘규동(보통 사이즈)’에 대해서는 소비세 포함 350엔(약 3500원)의 가격을 동결한다는 방침이라고 합니다. 젠쇼홀딩스는 회전초밥 체인인 ‘하마스시’와 이탈리아 음식 체인 ‘죠리 파스타’등의 주요 메뉴 가격인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키야’의 경쟁 업체인 ‘요시노야(吉野家)’와 ‘마쓰야(松屋)’는 아직까진 가격 인상 움직임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재료값을 아끼는 방향을 찾겠다고 합니다. 쌀을 일본산에서 수입쌀로 교체하는 것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네요.

‘스키야’같은 쇠고기 덮밥 체인 뿐 아니라 일본 외식업계는 잇따른 가격인상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스카이라크는 10월에 산하 ‘가스토’에서 주력 메뉴인 ‘치즈 IN 햄버거’가격을 50엔 인상한 599엔(약 6000원)으로 책정하는 등 주요 메뉴 가격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바미얀’ ‘조나단’ 등 다른 체인들도 가격인상에 동참했습니다.

라멘 체인인 ‘히다카야’도 지난 9월부터 교자 등 15개 품목의 가격을 10~50엔 인상했습니다. 닭꼬치 체인인 ‘도리 귀조쿠’도 지난달에 28년만에 가격 인상에 들어갔습니다. 지난달 직영매장 방문객수가 전년 동월 대비 7% 줄었지만 내점객 감소를 감내하고 가격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라고 합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라는 큰 사회구조 변화가 쇠고기 덮밥 가격 인상이라는 예상밖 결과물을 내놨습니다. 일본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대규모 사회변동이 서민들의 삶을 조금 더 팍팍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