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의 시선집중! 이사람]"이제는 카톡이 일상을 바꿉니다"-김병학 카카오 부사장

입력 2017-11-12 09:40   수정 2017-11-14 13:11

김병학 카카오 AI부문 총괄 부사장 언론 '첫' 인터뷰
"생활에 밀접한 AI 서비스가 우선 목표"
"AI 인력·기술 확보 위해 투자 물론 M&A 활발히 진행할 것"




카카오가 축제 분위기다. 이번주는 '카카오 위크'라고 해도 될만큼 호재가 많았다. AI(인공지능) 스피커인 '카카오 미니'가 10분도 안돼 완판되는가 하면, 3분기 실적 성적표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주가의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12월5일 주당 7만4300원에 불과했던 주식은 지난 10일 15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1년도 안돼 두 배 이상 치솟은 주가에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질 정도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나 IT(정보기술) 업계 안팎에서는 '이제 시작'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금까지 카카오를 이끈 동력은 금융, 음원, 게임 등의 현재 영위하는 사업들이었지만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AI 사업은 이제 진출 단계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내 '손'안에서 얘기를 주고 받는 채팅앱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집'이나 '차'에서 나의 생활을 모두 함께하는 또 하나의 친구가 되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해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바꾸는 '1차 혁명'을 했다면, 이제는 AI를 통해 일상을 바꾸는 '2차 혁명'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는 생활에 좀더 밀접하고 가까워질 수 있도록 나날이 진화된 AI를 내놓고 있다.

이러한 AI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병학 카카오 AI부문 총괄 부사장을 서면 인터뷰했다. 그는 카카오미니의 출시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만나고 싶다는 구애(?)를 긴시간 끈질기게 했지만 물리적으로 어려웠다. 대신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카카오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가 얘기하는 '카카오의 미래'는 우리 '생활의 미래'와 맞닿아 있었다. 지난 2월 부문장을 맡은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병학 부사장이 이끄는 AI부문은 차세대 전략 사업인 인공지능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AI 연구개발 & 사업 전담 조직이다. 카카오가 기존에 보유한 음성인식, 추천, 검색, 데이터 커넥션 등 AI 관련 기술과 관련된 인력들을 하나의 조직에 모았다. AI부문은 카카오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과 더불어 이를 활용한 기존 서비스 고도화 및 신규 서비스 개발, 파트너 협업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문자를 주고받았던 카카오톡이 올해들어 급격히 진화하는 것 같다.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아이)와 만나 생활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을 똑똑하게 제공하는 가상비서로 발전할 것이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이고 음식 주문, 선물 추천, 영화 예매 등 카카오톡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AI 기술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서비스가 시작된 것도 많다.

"카카오톡은 이용자든 비즈니스 파트너든 원하는 모든 것을 카카오톡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카카오톡 내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카카오톡 주문하기’가 오픈했고, 4월에는 이마트와 제휴를 통해 생필품 및 신선식품을 주문할 수 있는 ‘카카오톡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카카오톡 진화의 일환으로 6월말 ‘카카오톡 스토어’의 CBT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카카오톡에서 별도의 회원가입 등 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결제 가능하다. 연내 예약/예매까지 카카오톡 안에서 가능하도록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다양한 서비스의 바탕은 인공지능 플랫폼인 '카카오 I'인가?

"카카오 I 는 카카오가 보유한 AI 핵심 기술을 결합한 통합 AI 플랫폼이다. 카카오 I 는 음성 엔진(음성 인식/합성 기술), 시각 엔진(시각/사물 인식 기술), 대화 엔진(자연어 처리 기술), 추천 엔진(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기반 추천 기술), 번역 엔진(다국어 번역 처리 기술) 등 다양한 AI 기술의 집약체다. 이러한 AI 기술들은 다음뉴스/검색, 카카오맵, 카카오내비/택시,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버스, 카카오TV 등 수많은 서비스에 적용되어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플랫폼이라면 '확장성'과 '개방성'도 갖춰야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이다. 앞으로 카카오는 확장성과 개방성이라는 기조 하에 자사의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파트너에게 카카오 I를 제공해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현대자동차, 포스코/GS건설, 롯데정보통신, 삼성전자(빅스비, 가전), 코맥스 등과 제휴를 맺었다. 자동차, 아파트, 오프라인 매장, 가전, 홈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 자사 인공지능 기술의 접점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얘기다. 내년부터는 AI 기술을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기술 개방으로 카카오는 AI 생태계를 만들고, AI 플랫폼의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트너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건설사는 의외였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아파트를 짓기에 앞서서 주로 통신사들과의 제휴를 해왔던 터였다.

"주거 공간은 인공지능 기술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다. 현재 제휴 파트너들과 함께 조명, 가스, 냉난방, 환기 등 가정 내 각종 기기를 음성명령이나 카카오톡(챗봇)으로 제어하고 집 밖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기기를 조작하는 것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각 엔진을 통해 방문자를 식별하는 단계로 갈 것이다. 예를 들어 냉장고가 내용물을 파악해 음식 레시피를 추천하거나 부족한 식재료를 주문하는 식이다. 이용자들의 이동 경로, 상황, 생활 패턴을 파악해 간단한 명령만으로 모든 기기와 가전제품들이 연동되어 편의를 돕는 시나리오 등이 가능할 것 같다. 가정 내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으로 본다."

▶이제는 카카오의 AI가 다른 AI와 어떻게 다른지를 묻고 싶다. 현재 AI 사업은 통신사, 포털사, 제조사 등으로 나뉘면서 경쟁구도를 만드는 양상이다.

"AI 사업은 통신사, 포털사, 제조사 등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키우는 방향으로 경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각 방향에 따라서 장단점이 있고 결국은 이용자의 선택이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AI 기술로 얼마나 편리한 경험을 줄 수 있는지, 얼마나 유용하게 우리 생활에 녹여낼 수 있는지 이런 점들이 포인트일 거 같다. 카카오는 기존에 보유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들에 인공지능 기술을 담아 일상생활 속의 혁신을 이뤄낼 계획이다"

▶다른 업계나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카카오가 지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카카오가 가지는 장점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생활형 서비스들(카카오톡,T(모빌리티), 페이)와 더불어 정보형 서비스(포털, 검색) 그리고 컨텐츠형 서비스(멜론, 페이지) 등이 융합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스피커란 하드웨어 이외에도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생활형, 정보형, 컨텐츠형 서비스에서도 (기술적으로) 같은 플랫폼으로 일관되게 기술을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매끄러운(seamless)한 사용성을 제공할 수 있는 점이 카카오의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까지 개발된 버전으로 보자면 아마존과 같은 쇼핑기반인가? 포털기반의 구글과 같은 형태인가?

"현재 많은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강점 영역에서 AI를 진화시키고 있다. AI 분야는 전 세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카카오 I는 쇼핑/커머스와 포털(정보, 콘텐츠)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아마도 몇 년 뒤에는 AI 분야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카카오에 가까운가? OO에 가까운가?'라는 질문을 받게 되지 않을까."

▶집에서 AI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카카오미니' 얘기를 안할 수 없을 것 같다. 단도집입적으로 묻겠다. 물량이 너무 적은 게 아닌가?

"사실 카카오미니의 수요 예측이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보수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있다. 좀 더 적극적인 판매를 시도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 물량이나 구매 편의 등을 보완해 카카오미니를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한다."

▶카카오미니를 미리 사용한 사람들은 음성으로 카카오톡을 보낼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카카오미니에서 음성 명령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친구나 단체채팅방에 보내거나 누구에게 몇 개의 메시지가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카카오미니로 재생한 노래를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공유하거나, 카카오미니에서 나오는 뉴스를 카카오톡으로 공유하는 것들이 가능하다. 나와의 채팅방에 메모를 보내거나 일정을 등록할 수도 있다. 향후에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와의 연계로 음식을 주문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등 다양한 것들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챗봇으로의 진화 가능성도 있는가?

"챗봇은 누구나 카카오 기술을 활용해 쉽게 챗봇을 만들고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난 임지훈 대표 기자 간담회에서도 나왔던 얘기인데 챗봇이 화두가 된 지 꽤 지났지만, 아직 인상적인 챗봇은 못 본 것 같다. 카카오는 일반적인 챗봇보다 더욱 진화된 챗봇을 만들고 있고 외부 파트너들도 누구나 쉽게 챗봇을 만들어 활용하게 할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가능한가?

"기술적으로도 카카오톡은 앞으로 구현할 챗봇이 카카오미니와 '카카오 I 빌더’라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구조로 개발됐다. '카카오 I 빌더’로 주문하기 챗봇, 뉴스봇, 운세봇 등 한 개의 도메인 봇을 개발할 것이다. 이것이 카카오미니의 음성 명령이나 카카오톡의 메시지 등 입력 형태가 달라도 기술적으로는 뒷 단에서 동시에 작동할 수 있도록 통합되어 있다. 카카오 아이 빌더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쉽게 카카오 I의 기술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내년 중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수많은 분야로 카카오 인공지능 접점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챗봇이나 음성인식에 있어서 부족하는 지적도 있다.

"카카오는 한국어 음성 인식 및 합성 기술에서 최고 수준이라 자부한다. 현재 수많은 기업들이 카카오의 음성 API를 활용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2010년 다음앱에 음성검색이 탑재됐고 2014년에는 국내 최초 음성 합성 엔진 ‘뉴톤톡’의 API를 공개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했다. 2015년에는 한국어 음성처리, 멀티미디어 검색, 대용량 데이터처리 기술을 집약해 국내 최초로 손석희 앵커 목소리로 뉴스를 읽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다음앱, 카카오지하철, 카카오버스, 카카오치즈, 카카오미니 등 음성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70에 카카오의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다."

▶사람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AI 업계에서는 '인력부족' 문제가 단골로 꼽히고 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인가?

"전문인력 부족은 AI에 접근하는 모든 회사에게 공통의 문제이다. 기술 수준에 대해서도 결국 인력 부족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카카오는 특정 분야에 아주 집중하는 구조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고 이 분야에 대해서 만큼은 글로벌 기술에 뒤쳐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분야를 넓힌다던지 인력 확보를 위해서 인수·합병(M&A) 및 제휴를 오픈된 마인드로 주시를 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

▶최근의 투자도 이러한 일환이라고 볼 수 있나?

"인재 영입 뿐만 아니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투자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가 AI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AI기반의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루닛(LUNIT)과 AI 기반 시스템 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 스탠다임(STANDYGM)에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AI 기반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드론 기업 유비파이에도 투자했다. 지난 5월에는 카카오브레인과 함께 AI 기반 개인화 플랫폼 기업인 ‘스켈터랩스’에 공동투자했다. 6월에는 스톤브릿지벤처캐피탈과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분산처리솔루션 기업 ‘래블업’에 20억 원을 공동투자했다."

▶카카오에 대해 기대하는 독자들이 많다. 전하고 싶은 얘기는?

"카카오의 플랫폼과 기술로 생활의 모든 순간에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카카오가 바꿀 일상을 많이 기대해 달라."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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