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낭세포 재생… 탈모 치료길 열린다

입력 2017-11-20 18:34   수정 2017-11-20 19:05

국내 연구진이 탈모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기존 탈모 치료제가 머리카락을 빠르게 자라게 했다면 새 방법은 망가진 모낭(머리카락의 뿌리가 있는 주머니)을 다시 살리는 효과가 있어 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강열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사진) 연구진은 20일 머리카락 형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체계의 기능을 방해하는 단백질(CXXC5)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는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국민 5명 중 한명이 탈모로 사회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를 이용한 기존 치료제는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게 하는데만 초점을 맞췄다. 이미 진척된 탈모에는 효능이 없고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다 보니 부작용도 많았다. 과학자들은 세포에서 다양한 병리 현상을 조절하는 ‘윈트 신호전달계’가 암이나 비만, 골다공증 같은 질병 외에도 발모와 모발 줄기세포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발모를 조절하는 구체적인 단백질이나 작동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와 사람의 모유두세포(모낭 중심에 있는 세포)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세포 밖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디셰벌드’라는 단백질에 ‘CXXC5’라는 단백질이 결합하면 신호전달계 기능이 떨어져 머리카락 형성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두 단백질은 흔히 탈모 진행환자의 두피 조직에서 발견된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두 단백질의 결합을 방해하는 펩티드(소량의 아미노산 결합 물질)를 만들고 신호전달계를 다시 깨우는 활성화제와 함께 사람 세포와 생쥐에 집어넣었다. 그 결과 머리카락의 생성에 관여하는 성체줄기세포의 분화가 다시 촉진되면서 머리카락을 만드는 모낭이 복구되는 ‘재생성 발모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100년간 한번 빠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2007년 조지 코사렐리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모낭 재생을 통해 머리카락이 다시 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탈모가 진척된 환자의 치료 가능성이 처음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이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최 교수는 “이 약물을 이용해 탈모 치료는 물론 피부조직의 손상까지 재생시키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월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부과학 연구지’에 발표됐다. 탈모 분야 권위자인 루이스 갈자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같은 저널에서 이례적으로 이번 연구 결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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