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 & 김인호 럭스나인 사장

입력 2017-11-30 16:29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 김낙훈 기자 ]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지고 의욕도 줄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들이 은퇴할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기업인들이 있다.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은 여든의 나이에 신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전남 나주에 100억원을 투자해 새 공장을 완공했다. 김인호 럭스나인 사장은 51세에 라텍스 매트릭스 제조업체를 창업했다. 그는 글로벌 침대업체인 미국 씰리의 한국법인장을 16년간 지낸 뒤 뒤늦게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80세에 신재생에너지 공략… “사업은 끊임없는 도전”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

나주는 역사적으로 전라도의 중심지였다. 이곳은 한동안 발전이 뒤처졌지만 요즘 ‘에너지밸리’로 다시 비상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전력 본사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생긴 일이다.

에너지밸리는 나주혁신도시를 포함해 나주혁신산단과 광주국가산단을 포괄하는 1087만㎡의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2020년까지 약 500개 기업 입주를 목표로 조성되는 첨단에너지밸리다. 이곳에 지난 5월 1호기업 공장이 문을 열었다. 보성파워텍(회장 임도수, 대표이사 임재황)이다. 이 공장은 대지와 건평이 각각 1만3000㎡ 규모다. 보상파워텍은 기존 경기도 안산공장을 팔고 이곳으로 옮겼다. 주공장인 충주공장(부지 약 20만㎡)에 이어 나주에도 둥지를 틀었다.

보성파워텍은 송전 및 배전자재, 전기보호기기 등을 만드는 기업이다. 1970년 설립됐고 한전 출신인 임도수 회장이 1978년 인수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695억원이었다. 제품군별로는 철구조물 45.2%, 플랜트 22.9%, 중전기 17.9%, 신재생에너지가 14.0%를 차지했다. 이 중 간판 제품인 철구조물은 고전압 송전용 철탑이다.

임 회장은 한국 나이로 올해 여든이다. 남들은 은퇴할 나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바로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신사업이다. 40년 가까이 보성파워텍을 이끌어온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은 에너지 환경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기존의 송·배전기기, 전기보호기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에너지신사업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에너지저장장치(ESS)·전기차 급속충전기·태양광발전사업 등이 포함된다. 그는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 등 몇 곳에 ESS를 설치했다”며 “앞으로 ESS사업이 중요 사업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기차급속충전기 사업도 하고 있다. 임 회장은 “한전에 처음으로 납품할 전기차충전기를 수주해 제작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성파워텍은 지난달 대전시민 ‘햇빛발전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펀드기금으로 태양광 설비용량 5.8㎿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임 회장은 “우리 회사가 햇빛발전소 사업부지 개발과 발전소 시공 관리 운영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9일에는 한국서부발전의 태안발전본부 부지에 태양광발전 연계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설치하는 계약(금액 85억5000만원)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태양광발전소도 건설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이를 위해 경북 안동에 약 178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으며 사업 인허가 승인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대형 송·배전 철탑 등을 만들던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2013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철탑 등의 수요 감소에 따른 것이다. 이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철구조물의 수요 부진에 대처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임 회장은 “사업은 끊임없는 도전”이라며 “틈나는 대로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해 의견을 듣고 이를 사업 구상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차피 에너지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관리를 위해 아침엔 반드시 인근 헬스클럽에서 달리기 근력운동 거꾸로매달리기 등 1시간가량 운동을 한다”며 “이런 식의 생활방식을 50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으로 '제2 인생'… 6년 만에 라텍스 매트리스 정상권
김인호 럭스나인 사장

김인호 럭스나인 사장(57)은 1일 경기 김포시 가연마을을 찾는다. 중증 장애인 요양시설이다. 그곳을 비롯해 김포 일대에 연탄 1만 장을 기부한다. 몇 시간 동안 연탄을 직접 나를 예정이다. 올해 초에는 이곳 장애인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라텍스 매트리스 패드를 기증했다. 지난여름에는 시원한 잠자리를 위해 에어매시 매트를 제공했다.

이뿐만 아니다. 올해에만 유니세프, 사랑의 쌀나눔 등 약 10건의 기부를 했다. 누계 금액으로는 8500만원 상당이다. 문화행사도 종종 후원한다. 음악회 미술전시회 등이다. 이를 통해 받는 입장권은 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과 소외계층에 나눠준다.

기부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할 때 ‘사회에 좋은 유산을 남기자’라는 소명의식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명의식(calling)’은 신으로부터 받은 명령을 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어의 ‘직업(Beruf)’에 담긴 뜻이 돈버는 수단으로서의 ‘직업(job)’과 ‘소명’이다. 나무에 대패질을 하는 목공마이스터는 신을 찬양하는 파이프오르간 자재를 만든다는 소명감으로 일한다. 독일인들이 장관보다 마이스터(장인)를 중시하는 데는 이 같은 소명의식에 대한 존경심이 담겨 있다.

그는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AC닐슨과 유니레버코리아(마케팅팀장) 등을 거쳐 미국 최대 침대업체의 한국법인인 씰리코리아의 한국대표로 16년간 일했다. 직장생활은 성공적이었고 돈에 대한 큰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창업할 생각은 없었다. 김 사장은 “하지만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다가 때마침 참여한 명상단식프로그램에서 ‘이 세상을 살다가 떠날 때 사회에 좋은 유산을 남기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사업을 통해 이를 구현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2011년에 럭스나인을 창업했다. 이때가 51세였다. 럭스나인은 라텍스 매트리스를 제조하는 업체다. 라텍스 베개와 토퍼(topper)도 생산한다. 본사는 서울 방배동, 공장은 김포 월곶에 있다. 럭스는 빛, 나인은 가장 큰 수를 의미한다. 그는 “소비자에게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아직 신생업체지만 라텍스 매트리스 분야에서 정상권을 달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밑바탕에는 신뢰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본사에 들어서면 ‘신뢰는 우리의 DNA, 배려는 우리의 정신’이라는 구호가 영어로 쓰여 있다. 그는 “신뢰로 번역된 트러스트(trust)는 ‘진정성’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를 반입할 때부터 무척 깐깐하게 검사한다. 글로벌 가구업체에서 수용하는 수준의 불량이면 다른 회사는 반입하지만 그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반품한다. 그는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까다로운 유럽의 품질검사기관으로부터 인체 및 환경 유해성 검사를 통과한 제품만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원재료 구입을 위해 스리랑카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라텍스 산지를 샅샅이 훑는다.

판매가 잘되는 시기에도 가격 인상 없이 ‘라텍스 토퍼(침대나 방바닥 위에 까는 라텍스 소재의 요)’의 두께를 10% 이상 늘렸고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더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라텍스 매트리스와 토퍼 베개에 방수 패드나 커버를 넣었다. 베개에 땀이 차면 세균이 서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럭스나인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판다. 오프라인 매장은 코스트코를 활용한다.

최근엔 ‘오가닉 라텍스’ 덕분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 김 사장은 “오가닉 라텍스는 전체 라텍스 중 유기농으로 생산한 제품으로 전체 라텍스에서 0.1%에 불과한 고급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는 비결이 됐다. 그는 “불만을 표시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1차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그래도 수용하지 않으면 반품을 100% 받아준다”며 “평생수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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