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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18년도 예산안, 미래가 없다

입력 2017-12-08 17:51  

"엇박자 정책에 예산집행 효과 의문
복지 좇아 성장 외면한 것도 문제"

김원식 < 건국대 교수·경제학 >



치밀한 국가예산은 정책목표의 성공적 달성과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는 기본적 인프라다. 그런데 지난 6일 국회에서 통과된 문재인 정부의 2018년도 일자리 예산은 그 내용이나 결정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우선, 정부·여당은 일자리를 정부가 주도해 만들기만 하면 된다고 확신한 듯하다. 공무원 증원에 대한 집착을 거두지 않은 것을 보면 그렇다. 그 결과 거의 모든 나라가 줄이고 있는 행정부문 예산이 평균보다 훨씬 높은 8.9% 늘어났다.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은 지방공무원 1만5000명 증원과 이에 따른 부수적 예산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행정예산은 다른 어떤 예산보다 커진다.

작년에 49만 명이 국가공무원시험에 응시해 1만 명이 합격했다. 작년 신생아수가 40만6000명이니까 새로 태어나는 국민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갈수록 늘어나는 ‘공시 낭인’의 폐해는 심각하다. 공무원 증원은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공무원을 늘릴 게 아니라 전복된 영흥도 낚싯배를 신속히 구조할 장비를 수리해주고 소방관들이 자비로 구입하는 소방 장비나 긴급 소방헬기를 한 대라도 더 사 주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 무작정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시생들이 적성에 맞고 스스로 즐길 수 있는 희망의 길을 찾도록 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무엇보다 각종 규제를 철폐해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 정책 간 미스매칭도 심각하다. 이번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성과급 폐지, 법인세율 인상 등은 하나같이 민간부문이 고용을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들이다. 거의 모든 기업이 내년에 신규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한다. 최저임금을 보조해 준다고 하지만 근로자들은 이미 실직한 상태여서 지원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화하라고 하지만 이들은 이미 해고가 예고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민간부문의 고용을 줄이는 정책이 유지되는 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아무리 늘려도 20%를 넘은 청년 체감실업률을 낮출 수는 없다.

셋째, 내년 예산구조는 복지예산이 성장예산을 완전히 구축(驅逐)하고 있다. 복지예산은 11.7% 늘었는데 후년에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의 지급시기를 늦추는 편법을 썼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은 현행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하면서 인상시기를 내년 4월에서 9월로 늦췄고,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도 지급시기를 7월에서 9월로 미뤘다.

넷째, 내년 예산에서는 미래를 볼 수 없다. 우리 경제에 위기와 기회로 다가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산업구조에 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연구개발비의 증액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연구개발비는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용 증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효과가 가장 큰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14.2%나 줄었다. 안전을 위해서도 낙후된 사회간접자본의 보수 및 내구성 강화와 함께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로 스마트화할 수 있도록 예산을 더 늘렸어야 했다.

김원식 < 건국대 교수·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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