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생물학은 판도라의 상자?… 과학 vs 과학철학 '설전'

입력 2017-12-14 18:56  

과학은 논쟁이다

이강영·홍성욱 외 지음 / 반니 / 244쪽│1만5000원



[ 송태형 기자 ] “물리법칙은 자연에 존재한다.”(이강영 경상대 물리교육과 교수) vs “물리법칙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도 모르는 생물학은 경계해야 한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vs “생물학을 활용해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자.”(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올봄,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선 카오스재단 주최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과학 공개토론회(사진)가 열렸다. 한국의 저명한 과학자와 과학철학자 8인이 참여해 2라운드씩 4주에 걸쳐 진행된 대중강연식 토론회 ‘과학은 논쟁이다’였다. 이 토론회는 매주 논쟁적인 주제와 팽팽한 논리 대결로 청중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과학은 논쟁이다》는 토론회 당시 주고받은 ‘설전’을 토론자들의 감수와 보완을 거쳐 현장감 있게 옮긴 책이다. 물리법칙의 존재 유무, 양자이론의 완벽성, 사회현상을 설명하려는 과학의 시도,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려는 생물학 등 과학과 과학철학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주제에 대한 토론 내용을 담았다.

물리법칙은 자연 속에 내재하는 실재적 존재일까, 아니면 자연을 인식하는 인간의 지적 행위가 낳은 결과물일까. 첫 논쟁부터 불꽃 튄다. 홍 교수는 “과학자들이 법칙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복잡한 자연 현상에서 아주 추상화되고 이상화된 요소를 뽑아내 그것들 사이에 관계를 창조해 냈을 때 나온다”고 주장한다. 자연에 그 법칙이 실재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마치 돌을 줍듯 자연에서 발견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우리는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 법칙에 따라 그 현상들을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주변에 있는 사물이 존재한다고 할 때와 똑같은 정도의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물리법칙이 자연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에선 ‘생물학을 활용해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바람직한가’란 주제를 놓고 송 교수와 장 교수가 치열하게 맞선다. 장 교수는 “세상에 완벽한 존재는 없고 인간 역시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완벽을 향해, 혹은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우리를 바꾸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묻는다. 송 교수는 “유전자를 우리가 교정해 향상시킬 수 있다면 좋은 유전자와 나쁜 유전자를 구분하는 가치 판단이 개입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더욱더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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