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세비는 챙기는 '빈손 국회'

입력 2017-12-18 17:47   수정 2018-03-19 11:10

배정철 정치부 기자 bjc@hankyung.com


[ 배정철 기자 ] 이달 초 예산안을 ‘지각 처리’한 국회는 곧바로 12월 임시국회(11~23일)를 열기로 합의했다. 예산안에 밀린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지난 11일 임시국회 개회에 맞춰 80여 명의 여야 의원이 짧게는 2~3일, 길게는 1주일씩 해외 출장을 떠났다. 이번 임시국회 동안 상임위원회 가운데 전체회의나 법안 소위를 한 차례라도 연 곳은 국방위, 국토위, 행안위, 기재위, 산업위 등 일곱 곳에 불과하다. 단 한 차례 회의도 열리지 않았거나 계획조차 없는 곳은 과방위, 환노위, 정보위 등 다섯 곳에 이른다. ‘빈손 국회’가 현실화되고 있다.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회기 여부와 관계없이 의원들은 매달 일반수당 640만원과 입법활동비 300만원을 받는데, 회기 때는 하루에 3만1360원의 특별활동비를 더 받는다. 이렇게 2주 동안 300여 명의 의원에게 총 1억여원의 세비가 지급된다. 12월 임시국회를 공회전시키고 내년 1월 임시국회를 또 소집하면 그만큼의 비용이 늘어난다.

의원 보좌관 한 명 증원과 세비 증액을 국회 본회의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여야다. 하지만 민생 법안 처리는 무관심 그 자체다. 20대 국회 들어 제출된 법안 1만981건 중 1316건만 통과됐다.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은 7993건이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급한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도 상당수 국회 문턱에 갇혀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여야 간사단이 어렵게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여당 내 의견 갈등으로 지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임시국회의 초라한 입법 성적을 돌아보면 국민에게 송구할 따름”이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 의원들이 외유를 즐기고 있는데 빈손 국회의 오명을 누구에게 씌우고 있느냐”고 했고, 국민의당은 “빨리 국회를 닫는 게 차라리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배정철 정치부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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