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상 후보자 "사회적 약자에 불리한 균형추 바로잡겠다" [전문]

입력 2017-12-19 11:06  

안철상(60·사법연수원 15기) 대법관 후보자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힘을 쏟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1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인사청문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권리를 지킬 수 없어 아픔을 겪는 사회적 약자가 많다"며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보호는 이들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균형추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바로 여기에 사법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보호는 법에 없는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기보다 법이 정하고 있는 원래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라며 "법관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감수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후보자는 이 같은 생각을 판결을 통해 실천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최종부지 선정통보를 행정소송 대상으로 인정해 행정기관과 주민의 갈등을 법 절차를 통해 해결한 판결과 암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재발·전이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채 내린 직업군인의 강제 전역 처분을 취소한 판결, 한국인과 가정을 꾸려 생업에 종사하면서 자녀까지 둔 외국인 여성에 대한 귀화불허 처분을 취소한 판결 등을 언급했다.

안 후보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고,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며 "돌이켜보면 매우 힘든 시기였지만 그러한 경험이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사법부의 기본적 책무인 '재판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법관은 끊임없는 사색과 성찰을 통해 균형 잡힌 판단과 용기 있는 자세로 공정한 결론을 내려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지금까지 지켜온 소신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법적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최고법원의 구성원으로서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법적 기준과 가치를 정립해 사회통합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안 후보자는 "대법관으로서 지녀야 할 법적 소양과 자세 그리고 용기를 갖추고 있는지를 국민의 대표이신 위원님들로부터 엄정히 평가받겠다"는 청문회 소감을 밝히며 모두발언을 마쳤다.


다음은 유 후보자 모두발언 전문.

존경하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홍일표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바쁘신 중에도 오늘 청문회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오늘 대법관 후보자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대법관이라는 중책의 무게감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이 자리가 대법관의 막중한 소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인 만큼 먼저 저의 삶과 재판에 대한 소신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위원님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저는 경남 합천의 농촌 마을에서 3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밭을 매고 나무를 하러 다니는 것이 저의 일상이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에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였지만 제가 지원한 대학의 장학 혜택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만, 그러한 경험이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986년 마산지방법원 진주지원 판사로 임관된 이래 지난 31년간 법관으로 재직하여 왔습니다. 오랜 기간 재판업무에 매진하면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법의 지배의 확립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저는 공법 그 중에도 행정법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어 행정법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행정소송은 재량, 신뢰보호의 원칙, 철회·취소권의 제한과 같은 행정법 이론에 따라 당사자가 처한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을 내린다는 점에서 평소 민사소송에 익숙하였던 저에게 행정법 연구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기쁨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사법부의 권위와 힘은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므로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사법부의 기본적 책무인 ‘재판을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사법부 구성원인 법관은 끊임없는 사색과 성찰을 통해 균형 잡힌 판단과 용기 있는 자세로 공정한 결론을 내려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법관의 사명이자 소명이라 생각하고 이를 완수하고자 최선을 다하여 왔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수의 일반인이 느낄 수 없는 아픔을 가진 소수자가 다양한 영역에서 존재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의 권리를 지킬 수 없어 아픔을 겪는 사회적 약자가 많이 있습니다. 정의의 의미를 각자에게 그의 것을 주는 것이라고 본다면,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보호는 이들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균형추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사법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자, 사회적 약자의 보호라는 것은 그들에게 법에 없는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기보다 법이 정하고 있는 원래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법관은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감수성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그 동안 법관으로서 재판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들을 판결을 통해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학문적으로 ‘확약’에 해당하는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최종부지 선정통보를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인정하여 대규모시설의 허가 과정에서 일어나는 행정주체와 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중간결정 단계에서 조기에 물리적 행사가 아닌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암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무처리준칙에 따라 일률적으로 내린 직업군인의 강제전역처분을 취소하고, 또 노랫말에 ‘술’이라는 말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음악성이나 창의적 예술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음반에 수록된 음악파일을 청소년 유해매체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하여, 형식적인 기준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균형 잡힌 결론을 내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민주화활동을 한 미얀마인의 난민인정신청 거부처분을 취소하고, 또 한국인과 가정을 꾸려 생업에 종사하면서 자녀까지 둔 외국인 여성에 대한 귀화불허가처분을 취소하여,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당사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자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저는 지난 31년간 판사로 재직하면서 법관의 재판상 독립성과 법관의 법에의 구속성 사이에서 늘 ‘무엇이 법인가’를 고민하며 법관의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기를 소망합니다.

만일 제가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지금까지 지켜온 소신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법적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최고법원의 구성원으로서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법적 기준과 가치를 정립하여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대법관으로서 지녀야 할 법적 소양과 자세 그리고 용기를 갖추고 있는지를 국민의 대표이신 위원님들로부터 엄정히 평가받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위원님들의 말씀을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가르침이라 생각하고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청문회를 위하여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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