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칼럼] 공항운영시스템 '수출 블루오션'을 잡자

입력 2017-12-20 17:59   수정 2018-03-19 11:25

중남미 등 커지는 공항인프라 시장
에콰도르 세 공항 운영권 수주 기대
운영노하우 등 경쟁력 살려나가야

박순천 < 한국공항공사 항공사업본부장 >



프랑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의 책 《공항에서의 일주일(A Week at the Airport)》에서 “오늘날의 현대문명을 관통하는 다양한 주제를 깔끔하게 포착할 수 있는 어떤 장소에 가야 한다면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공항밖에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공항이 만남과 이별의 공간이라는 오래된 이미지를 훌쩍 뛰어넘는 첨단기술의 집합체이자 우리 문명의 현주소와 미래 기술을 확인시켜주는 장소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공항들은 빠르고 편리한 입·출국 수속 과정 등 공항 내 다양한 분야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대형 여객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돕는 항행시스템, 탑승객이 부친 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수하물 시설, 휠체어를 타고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탑승교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며 경험해왔던 수많은 공항 서비스에는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돼 있다. 공항은 첨단기술이 가장 먼저 구현되는 장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신공항 건설과 첨단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공항 인프라 및 운영시스템 수출은 글로벌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분석 전문업체인 BMI 리서치에 따르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의 공항 인프라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각종 공항백서에 따르면 중남미 지역의 공항시장 규모는 향후 10년간 두 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33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공항공사(KAC)는 글로벌 항공 및 공항산업의 이런 성장세를 주목해 왔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진출에 성공해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개발도상국가 원조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캄보디아 민간항공센터 건립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올해 현지에서 개원식을 개최했다. 2015년부터 우간다 엔테베 국제공항에 약 800만달러 상당의 공항운영시스템 설치 및 개선사업을 해오고 있다. 터키에서는 한국공항공사가 자체 개발·수출한 계기착륙시설(ILS)의 시장 점유율이 41.5%에 이른다. 지난 10월에는 적도기니의 몽고메엔 국제공항 여객청사에 자체 특허기술로 제작한 탑승교와 수하물처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공항공사의 해외 진출 실적은 중남미 시장에서도 뚜렷하다. 2011년 콜롬비아 항공청으로부터 6개 공항의 운영컨설팅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있는 마테카냐 국제공항 운영을 위한 160만달러 규모의 운영컨설팅 사업을 추가로 따냈다. 최근 에콰도르 3개 공항 운영권 사업과 관련, 한국공항공사는 국내 14개 공항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적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의 내실 있는 수행을 위해 곧 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에콰도르 3개 공항 운영컨설팅 사업 수주에 성공한다면 국내 최초로 해외 공항 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공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수익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가 수십 년간 구축해온 선진 공항운영 노하우와 첨단 정보기술(IT) 능력은 해외시장 진출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글로벌 공항산업을 선도적으로 이끄는 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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