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운동·내집 마련 등 새해 목표 세우는 직장인

입력 2018-01-01 16:52   수정 2018-01-02 09:43

[김과장 &이대리]

50회 300만원짜리 PT 끊어 '강제 다이어트'
모든 인맥 총동원… "올해는 기필코 솔로탈출"

더이상 작심삼일은 없다
억지로라도 하려면 큰돈 들여야… 연 80만원 영자신문 구독하기도

새로운 인연 찾아 삼만리
볼링·커피·와인 등 동호회부터 소개팅 약속까지 줄줄이 잡아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약속 10분 늦는 버릇 고치기, 출퇴근 시간에 독서하기 등



[ 선한결 기자 ] ‘금연, 절주, 내집 마련, 운동….’ 건설회사에 다니는 강 과장(37)은 요즘 새해 계획을 짜느라 바쁘다. 하나둘 적고 보면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금연은 벌써 3년째 마음만 먹고 있다. 지난해 주요 목표였던 내집 마련에도 재도전한다. 강 과장은 “지난해 이루지 못한 일도 새해 달력 위에 적으니 왠지 가뿐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기운이 난다”고 했다. 저마다의 목표로 의욕과 기대에 부푼 김과장 이대리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작심삼일 막으려 거금 투자

금융공기업에 다니는 김 대리(32)는 얼마 전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 구독을 신청했다. 한 해 구독료가 약 80만원(모바일 서비스 포함)에 달했지만 과감하게 결제 버튼을 눌렀다. 들인 돈이 아까워서라도 공부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대리는 매년 ‘책 24권 읽기’ ‘매일 30분씩 영어 공부하기’ 등 계획을 세웠지만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났다. 그는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올해는 억지로라도 공부하려고 비싼 영자지를 신청했다”며 “매주 중요 기사를 요약 발제하고 영어로 말하는 스터디도 등록할 생각”이라고 했다.

출판사에 다니는 강모씨(38)는 집 근처 헬스클럽을 찾아 50회에 300만원이 넘는 개인트레이너(PT) 운동권을 구입했다. 6개월 운동하는 비용치고는 꽤 큰 금액이지만 자기관리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큰맘 먹고 질렀다. 그는 “결혼도 못하고 이대로 배만 불뚝 나온 아저씨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지난주 상담을 받으러 간 헬스장에선 대기줄이 너무 길어 놀랐는데, 트레이너가 ‘어차피 한두 달 지나면 다시 썰렁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중도포기자 중 하나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자체 강제 장치’ 격으로 미리 거금을 투자했습니다.”

“4월까지 소개팅 약속 채웠어요”

결혼을 목표로 짝 찾기 계획을 세우는 직장인도 많다. 바쁜 직장 생활 중 사무실 바깥에서 짝을 찾기 위해선 나름의 노력이 필요해서다. 마흔 줄에 들어선 박 차장은 올해에는 기필코 연애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작년 하반기에만 팀 후배 3명이 한꺼번에 장가를 간 이후 결심을 굳혔다. 함께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후배들이 퇴근과 동시에 총알같이 집으로 향하면서 ‘혼술’하는 날이 늘었다. 새해에는 혼술 대신 각종 동호회 등에 가입해 사람 만나는 기회를 늘릴 생각이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서다. 박 차장은 “이달 말부터 볼링 동호회, 커피 동호회, 와인 동호회 등 세 곳을 나가기로 했다”며 “열심히 인연을 찾다 보면 짝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개팅 수십 개를 줄지어 잡아놓기도 한다. 중견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성 과장(36)은 올해부터 거의 매주 일요일 짝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이달 둘째 주부터 4월까지 잡힌 소개팅 약속이 15개나 된다. “‘애인이야 때 되면 생기겠지’하고 살았더니 안 생기더군요. 봄이 오기 전에 연애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예요. 만나는 사람이 일찍 생겨서 뒤에 잡아놓은 소개팅을 모두 취소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올해 벚꽃 구경을 함께 간 사람과 겨울에 웨딩드레스 구경 가는 상상도 해봅니다.”

PR회사에 다니는 신 대리(34)의 신년 목표는 아이 갖기다. 결혼 3년차인 올해부터 임신을 시도했지만 생각 외로 아이가 금방 생기지 않았다. 임신한 친구에게서 “젊다고 마음만 먹으면 다 될 줄 알았겠지만 아니다.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듣고서 본격적인 계획을 잡기 시작했다. 일단 남편과 ‘비상 대책 회의’를 열어 금주와 금연을 1순위 목표로 정했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맥주 500cc를 최대치로 하자’고도 합의했다. 헬스장에도 함께 다니기로 했다. 엽산 등 임신 준비에 좋다는 영양제는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주문해 구비해놨다. 보건소에서 간염·풍진 바이러스 항체 검사도 받았다. 신 대리는 “임신이 이렇게 시험공부하듯이 준비해야 하는 것인 줄 처음 알았다”며 “새해엔 아이가 꼭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소한 목표부터 차근차근

작은 목표를 추구하는 이들도 많다. 남이 보기엔 사소할지라도 자신에겐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구 제조기업에 다니는 박 대리(33)의 새해 목표는 ‘약속시간 맞춰 다니기’다. 그는 습관적으로 약속에 10~15분씩 늦는 경우가 잦았다. 그간 주변에서 아무리 싫은 소리를 해도 버릇을 고치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 큰일을 연속 겪으면서 생각을 바꿨다. 4주 전엔 누나의 결혼 상견례 자리에 10분 늦었다가 가족으로부터 혼쭐이 났고, 2주 전엔 25분 늦은 저녁 자리에서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박 대리는 “예전 여자친구가 ‘넌 약속 시간에 지각만 안 해도 살면서 다른 이에게 사과할 일이 90%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 것이 마음에 남았다”며 “갖고 있는 모든 시계의 분침을 15분 앞으로 돌려놓고 일찍 다니는 습관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에 근무하는 김 변호사(37)는 올해 1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3년 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지만 교과서 외에는 제대로 독서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난주 딸아이가 《피노키오》의 줄거리를 물어보자 아내가 질문을 가로채며 “아빠는 책 안 읽어서 잘 모를 거야”라고 답한 게 상처가 됐다. 그는 “동료 변호사 중엔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매주 한 권씩 책을 읽는 이도 있다”며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올해엔 책 50권을 꼭 읽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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