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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평등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입력 2018-01-01 17:27   수정 2018-01-02 07:27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201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한국경제신문 특별기고(1월1일자 A3면)에서 “불평등은 불공정과 다르다”며 “불평등 문제를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불평등이 특별히 심화되는 추세라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밝혔다. 일부에서 마치 모든 불평등이 불공정에서 비롯된 것처럼 왜곡하며 정치·사회적 분노와 갈등을 키우고 있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디턴 교수는 공정한 과정을 거쳤는데도 결과가 불평등한 전형적인 사례로 ‘혁신가가 부(富)를 축적하는 과정’을 꼽았다. 1750년대 시작된 산업·보건혁명을 통해 인류의 생활수준과 건강은 크게 개선됐고, 혁신가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누가 보더라도 인류 진보는 이 같은 혁신 과정을 거쳐 이뤄져왔다. “불평등은 성장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성장과 진보를 이끌어낸다”는 디턴 교수 주장 그대로다. 기술혁신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불평등까지 부정한다면 발전은 불가능해진다.

물론 어느 사회에서나 불공정한 불평등도 없지 않다. 부자들이 더 부유해지는 것이 나머지 사람들의 희생 때문이라는 일부 정치권 주장과 달리, 경쟁을 제한하는 정부 규제와 제도가 부의 편중 현상을 심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사회적 분노를 키우는, 이른바 공정하지 않은 불평등이다. 디턴 교수가 “불평등 문제를 줄이려면 집단이기주의와 각종 특혜와 같은 지대추구(rent seeking)를 막고 경쟁을 장려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불평등 문제는 거의 모든 나라에 존재한다. 절대적 빈곤(배고픔)을 벗어나면 상대적 빈곤(배아픔) 문제가 불거져나오기 마련이다. 문제를 풀려면 원인 분석부터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상위 10% 부자가 나머지 90%의 몫을 가져간다는 식의 정치 선동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디턴 교수는 “불평등 문제에서 성장은 언제나 중요하며, 소득재분배보다는 뒤처지는 집단이 없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혁신을 통한 성장이 불평등을 줄이는 해법임을 일깨우고 있다. 불평등 해소에 정치 선동은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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