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처럼…제약사도 영문 사명 변경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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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1-03 19:04  

금융업계처럼…제약사도 영문 사명 변경 붐


금융업계에서 시작된 영문 사명 변경 움직임이 제약업계에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녹십자를 시작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제약사들이 영문 이니셜 사명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 안주했던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해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사의 사명 변경에는 최대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회사 간판을 비롯해 기업로고인 CI(Corporate Identity)가 들어가는 명함, 뱃지, 직인 등 각종 사무용품을 비롯해 생산 현장에서는 작업복, 제품 포장까지 모두 바꿔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의약품은 다른 제품과 달리 허가 변경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럼에도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올해 면역글로불린제제 ’IVIG-SN‘의 미국 진출을 앞두고 지난 2일 사명을 GC로 바꿨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회사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사명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는 GC로, 녹십자는 국문명은 GC녹십자, 영문은 GC Pharma로 이름이 변경됐다. 주력 사업회사인 녹십자의 영문명을 간단하게 만들어 외국인이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편하도록 한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제약업계에서는 중외제약이 2011년 업계 최초로 JW중외제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해외 수출 과정에서 ‘중외(CHOONGWAE)’라는 이름이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중외는 일본 ’주가이제약’의 한자를 그대로 따온 표기법이어서 일본이나 중국 회사로 오해 받는 일이 많았고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JW그룹은 지주회사 JW홀딩스와 JW생명과학부터 사명 변경을 추진했고 2016년 JW신약, JW메디칼, JW산업이 순차적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JW중외제약만 중외라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상징성 때문에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사명 변경으로 전통적이고 보수적이었던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창업 60주년과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러시아 싱가포르 발매를 앞두고 CI를 교체했고 동성제약 지난 2일 창립 61주년을 맞아 CI를 변경했다. 제약업계는 올해 해외 진출을 앞둔 제약사들이 많아 영문 사명 변경과 CI 교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 대웅제약과 종근당 등도 사명 앞에 영문 이니셜을 넣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은 이니셜인 DW를, 종근당은 CKD를 제품 프로젝트명에 사용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회사들이 많아질수록 영문으로 사명을 바꾸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그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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