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은 우습다?!…新 등골브레이커 '아이돌 굿즈'

입력 2018-01-05 15:29  


"돈도 없는데 앨범을 두 장이나 사버렸어요. 랜덤으로 멤버별 포토 카드랑 달력을 주는데, 11명의 멤버들 중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멤버가 걸려야 되거든요."

초등학생 윤모 양(12)은 최근 일주일치 용돈 3만 원을 앨범 구매에 쏟아부었다. 윤 양이 작년부터 빠져든 남자 아이돌 그룹 '워너원(Wanna One)'이 지난해 컴백하면서 새 앨범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앨범을 두 개나 구매했지만 딸려나오는 상품에 원하는 멤버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두 앰범 모두 똑같은 멤버만 나왔다. 결국 윤 양은 인터넷 중고매매 카페에 희망 가격을 써놓고 구매글을 올렸다.

주부 김모 씨(35) 역시 한 달 사이에 50만 원을 순식간에 써버렸다. 콘서트 티켓과 교통비, 응원봉, 부채, 키링, 배지 등 각종 아이돌 굿즈들을 사는데 쏟아부었다. 김 씨는 "육아에 시달리다가 잠시 워너원 무대를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콘서트에 가려면 피시방에서 치열한 예매 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돈도, 시간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부터 30~40대 주부까지 최근 '아이돌 굿즈'를 찾는이들이 많아지면서 굿즈 시장이 유통업계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굿즈(goods)는 영어로 상품이란 의미로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의 얼굴이나 이름을 딴 물건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책받침, 브로마이드, 열쇠고리 정도였던 아이돌 굿즈가 최근에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화장품, 생필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데뷔 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워너원은 이니스프리, 롯데마트, 티몬 등 업체를 통해 화장품, 피규어, 교통카드 등 다양한 형태의 굿즈를 내놓았다.

아이돌 굿즈의 인기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편의점 CU가 작년 6월 내놓은 '방탄소년단 CU플러스티머니' 카드는 한 달 사이에 25만 장이 팔렸다. 덕분에 교통카드 7월 매출이 전월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 방탄소년단 치약·칫솔 등도 출시했다.

티몬이 워너원의 공식 데뷔에 맞춰 독점판매한 교통카드와 피규어키링 굿즈는 초기 물량이 2시간 만에 완판됐다. 풀세트 가격이 21만7800원에 달하지만 500개가 조기 매진됐다. 데뷔전부터 워너원은 각종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고 이들 기업들이 각종 굿즈를 내놓으면서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구매자들은 대부분 필요에 의한 사기보다 '재미'로 산다. 스타와 함께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찾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본질은 '팬심'이다. 굿즈 종류도 교통카드,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해 일상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어 '죄책감'을 어느정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아이돌 굿즈 마케팅이 과열되면서 일각에선 '신(新) 등골브레이커'로 부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정 금액을 구매해야 팬 사인회에 참여할 수 있거나 응모 기회를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단품 구매가 큰 부담이 없더라도 꾸준히, 여러 개 구매하면 100만원도 순식간에 없어진다.


하지만 모든 '아이돌 굿즈'가 환영 받는 것은 아니다. 과도하게 상품화했을 경우 논란이 되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가 이달 6~7일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선보인 키링, 응원봉, 우산, 카드, 셔츠, 부채 등 굿즈들 중 길이 180㎝·폭 60㎝의 대형 쿠션이 논란이 됐다.

실제 모습에 가깝게 여자친구 멤버들의 사진이 쿠션으로 만들어져 '성상품화' 비난이 일었다. 팬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소속사는 이내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때로는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굿즈 시장이 커지는 만큼 유통업체들도 흐름에 편승해 굿즈 마케팅에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술이라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지만 이벤트 내용을 잘 따져가며 실제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선택한다면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며 "한정판매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구매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유할 수 있어 굿즈 구매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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