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미국경제학회] "AI 최대 피해자는 의사·과학자·파일럿… 공존하는 법 빨리 찾아야"

입력 2018-01-08 18:35   수정 2018-01-09 05:44

미국경제학회 AI 연구 발표

에드워드 펠튼 프린스턴대 교수
AI가 확산돼도 모든 일 못 맡아
생산성 높아져 일자리 수요 늘어
서비스 관련 업종 영향 덜 받아

대런 애스모글루 MIT 교수
신기술은 노동 수요 늘리지만
새 직업 전환 과정 고통스러울 것
정치적 저항에 AI시대 늦어질 수도



[ 필라델피아=김현석 기자 ]
인공지능(AI)이 의사와 파일럿, 과학자 등 ‘좋은 일자리’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는 생산성 향상을 가져와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지만 일자리 대부분이 음식점 서비스 종사자 등 노동집약적인 직업일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화 시대에 기계가 단순노동직을 대체한 것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 얘기다.

◆지식집약적 직업이 큰 타격받아

AI는 미국 경제학계에서도 큰 관심사다.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8 미국경제학회(AEA)’에서도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에드워드 펠튼 프린스턴대 교수와 로버트 시먼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AI가 지식집약적 직업에 나쁜 영향을 주고 노동집약적 직업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대표적 AI 기술인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실시간 비디오 시뮬레이션 등 세 가지 기술이 2010~2016년 도입된 뒤 영향을 받은 직업(직업 분류는 미국 노동통계청 기준)을 분석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직업은 항공조종사 및 항공기관사, 물리학자, 외과의사, 항공관제사, 치과의사, 생화학 및 생물리학자, 생물학자 등으로 나타났다. AI가 미친 영향은 취업률과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았지만, 임금과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됐다. 임금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는 AI가 일자리 숫자보다는 영향을 받은 직종의 임금을 낮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모델, 텔레마케터, 가정부, 차량 청소업자, 정육업자, 요식업 서비스 종사자 등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펠튼 교수는 “AI가 확산된다고 하더라도 모든 일을 맡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집약적 직업은 인간 영역에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연구결과를 토대로 AI가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노동 수요를 늘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전에 자동화가 많은 직업을 바꾸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AI 시대에도 같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AI가 발전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건 물류 관련 직종으로 나타났다. 영향을 덜 받는 직종 및 산업은 서비스 관련으로 분석됐다.

◆줄어든 일자리 완전대체 어려워

대런 애스모글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제학 교수와 파스콸 레스트레포 보스턴대 교수도 ‘AI와 자동차, 그리고 일자리’라는 논문에서 AI와 자동화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1990~2007년 데이터를 분석해 기본적으로는 자동화가 일자리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전체 국민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몫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노동자 1000명이 있는 작업장에 자동화 로봇 한 대가 투입되면 일자리 6.2개가 사라지고 임금이 0.7% 감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화와 AI는 생산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제품 수요를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다른 직업을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자동화가 인간 직업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는 견해가 많지만 신기술은 언제나 노동수요를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기존 직업이 사라지고 새 직업이 생기는 전환 과정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 능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들 교수는 생겨나는 일자리가 사라진 일자리를 완전 대체하기엔 부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인간이 AI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 정치적 저항에 부딪혀 AI 도입이 늦춰지거나 아예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라델피아=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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