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주연 '두개의 빛' 감동의 2000만뷰

입력 2018-01-08 19:13  

VR앱 '릴루미노' 홍보차 제작
30분짜리 단편영화 잔잔한 여운



[ 고재연 기자 ] “안 보인 지 3년밖에 안 된 ‘초짜’입니다.”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 상상클럽에 처음 들어온 인수(박형식)가 이렇게 자기소개를 하자 수영(한지민·사진)이 웃는다. 한쪽 눈은 아예 안 보이고, 한쪽 눈은 뿌옇게 보인다는 수영은 일곱 살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의 직업은 피아노 조율사와 아로마 치료사. 눈이 보이지 않아 더 섬세하게 감각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다.

상상클럽 회원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모였다. 손으로 만지고, 소리로 들은 것을 사진으로 담는 것이다. 점차 나빠지기만 하는 시력 때문에 혼란스러운 청년 인수는 비슷한 상황을 겪고도 낙천적인 모습을 간직한 수영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사진을 전시하던 날,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수영에게 인수는 가상현실(VR)기기를 씌워준다. 그동안 그렇게도 보려고 애쓴 인수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는 순간이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단편영화 ‘두개의 빛: 릴루미노’가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 등에서 2000만 뷰를 넘어서는 등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네티즌 평점은 10점 만점에 9.6점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영화배우 한지민과 박형식이 시각장애인 역할을 각각 맡았다.

다양한 감각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오토바이 소리부터 바람, 파도 소리까지 일상의 모든 소리가 감각적으로 표현되고, 시각장애인이 바라보는 시선과 빛 역시 다채롭게 묘사된다. 한지민이 양쪽 시력이 달라 초점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눈동자 연기’로 표현한 것은 특수 렌즈를 착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사실적이다.

‘두 개의 빛’은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저시력 장애인을 위한 VR 시각보조 앱(응용프로그램) ‘릴루미노’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영화다.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인 릴루미노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에 참여한 임직원 세 명이 개발한 앱이다. 삼성전자는 더 많은 시각장애인에게 이 앱을 알리기 위해 영화를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했다. 현재 국내 시각장애인 25만 명 중 4만 명만 전맹이고, 나머지 21만 명은 저시력자다.

허 감독은 RP(망막색소변성증)를 앓고 있는 한 아이가 VR기기를 통해 이제까지 뚜렷이 보이지 않던 엄마의 얼굴을 알아보는 표정을 담아낸 영상을 보고 이번 영화 연출을 맡았다. 릴루미노와 기어VR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 기술이 시각장애인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처음 본 순간의 감동을 전하는 ‘매개체’가 된 셈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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