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인도·베트남 등 M&A
아시아 물류 네트워크 확장
지난해 중국 매출 1조원 돌파
곤지암 물류터미널 7월 가동
국내 택배 연 20억 상자 넘어
AI·로봇이 24시간 분류
당일택배·반품 서비스 가능
제조업체와 해외 동반진출 지원
정부가 글로벌 물류기업 키워야
[ 이유정/김보라 기자 ]

국내 1위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은 오는 7월께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축구장 40개 넓이의 ‘메가허브터미널’을 가동한다. 아시아 최대, 세계에선 세 번째 규모의 택배 물류기지다.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춰 택배 처리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 터미널이 가동되면 수도권 소비자는 오전에 주문한 물건을 오후에 받아 볼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 유통업체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도 새로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이 터미널에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로봇,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총동원될 것”이라며 “기술력과 해외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세계 각국이 물류를 21세기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이 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년간 해외에서 9개 기업을 사들였는데요.
“인수합병은 성장의 중요한 무기입니다. 작년 중국에서 처음 매출 1조원을 넘었습니다. 물류기업이 해외에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CJ대한통운의 자체 역량과 인수 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낸 덕입니다. 올해는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대규모 M&A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너무 공격적인 것 아닙니까.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사업 확대가 불가피합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글로벌 물류기업 중 16위를 차지했습니다. 2013년 50위권에도 들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짧은 시간에 의미있는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중국 사업을 더욱 키워 아시아 1위 물류기업이 되고,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회사 목표입니다.”
▷선진국 물류기업 인수에도 관심이 있습니까.
“그동안 노하우가 많이 쌓였습니다. 이제는 조 단위 M&A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봅니다. 지금까지의 M&A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집중된 게 사실입니다. 올해는 미국 유럽 등의 세계 10위권 물류기업 인수도 검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와 달리 국내 경영환경은 악화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는 않습니다. 원가가 오르고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CJ대한통운은 해외 시장에서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을 겁니다. 한국에서 쌓은 역량과 노하우가 기초 체력입니다. 여기에 인수한 해외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기회가 많다고 봅니다. 국내에선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이 가동되면 효율이 크게 개선돼 어려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가허브터미널을 건설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내 전체 택배 물량이 지난해 20억 상자를 넘어섰습니다. 인프라 증설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수도권에 전국 택배물량의 60% 이상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메가허브터미널은 시설과 분류 능력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면적이 축구장 40개(30만㎡)에 달합니다. 하루 172만 개 택배 상자를 분류할 수 있고, 10t 이상 화물차 850여 대가 동시에 상·하역 작업을 할 수 있지요. 분류 자동화, 빅데이터와 IoT, 로봇, AI 등 첨단기술력이 총동원되는 터미널이 될 것입니다.”▷소비자는 어떤 혜택을 얻게 되는지요.
“더 빠르고 정확한 택배 서비스가 이뤄집니다.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은 24시간 가동됩니다. 효율적인 집·배송이 가능해 택배기사의 생산성도 30% 이상 향상됩니다. 오전에 주문한 상품을 오후에 받는 ‘당일택배’, 당일 오전에 반품 신청한 제품을 오후에 수거하는 ‘당일반품’, 원하는 배송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시간지정’ 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입니다.”
▷국내 물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변화가 필요합니까.
“우리나라 연간 무역액이 1조달러를 넘었습니다. 그에 비례해 물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물류산업 규모는 약 92조원으로 관련 기업 수는 19만 개, 종사자 수는 59만 명입니다. 국가 물류경쟁력 지수(LPI)는 2016년 기준 160개국 중 24위입니다. 경쟁력이 산업 규모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국제운송은 2012년 12위에서 17위로 후퇴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 급성장은 글로벌화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한국 물류기업도 세계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화와 첨단화, 선진화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물류는 과거 3D산업이라고 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물류산업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2012년 3월 연구조직인 ‘종합물류연구원(CASRI)’을 설립해 150여 명의 석·박사급 연구 인력을 두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온물류 솔루션 쿨가디언, 다목적 무선 물류기기 MPS 등이 대표적입니다. 물류 신기술 관련 32개의 특허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정부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화주기업, 물류기업, 정책당국 등이 함께 종합적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정책적으로 제조업체와의 해외 동반 진출, 글로벌 인수합병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자금지원 확대, 해외 시장 정보 공유 등을 통해 물류기업들이 해외에 적극 진출하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전문 물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고요.”
▷실버택배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버택배는 화물 차량이 아파트 단지까지 택배를 싣고 오면 지역 거주 노인(65~75세)들이 친환경 전동 카트로 가정까지 배송하는 사업입니다. 기업과 사회, 국가가 공동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유가치창출형 구조죠. 2013년 이후 13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2020년까지 3000개로 일자리를 늘릴 계획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포천이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 50’에 국내 기업 최초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CJ의 전략 국가인 중국에서 10년 넘게 그룹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중 한국 기업 중 CJ에 취업하고 싶다는 응답 비율이 25.5%였습니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을 제치고 1위를 했습니다. 물류뿐 아니라 문화 유통 분야에서 CJ의 중국 진출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수십 년 중국 사업을 한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M&A 큰손' CJ대한통운… 아시아 넘어 미국·유럽 공략
글로벌 투자 확대
CJ대한통운은 투자은행(IB) 시장에서 큰손 고객으로 분류된다. 매년 2~3개 기업을 사들일 정도로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이후 9개 기업을 인수했다. 지난해 인수한 기업만 인도의 최대 수송기업 다슬로지스틱스(4월), 중동·중앙아시아의 중량물 물류 1위 기업 이브라콤(4월),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10월) 등 3곳이다.
2013년에는 중국 중량물 전문기업 스마트카고를, 2015년에는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인 로킨을 인수했다. 2016년부터는 동남아시아 공략에 속도를 냈다. 2016년 9월 말레이시아 물류기업 센추리로지스틱스를,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축구장 네 개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를 인수했다. 12월에는 필리핀 5대 물류기업인 TDG그룹과 합작법인 CJ트랜스내셔널필리핀을 설립해 필리핀 전역에서 택배 사업과 웹·모바일 기반 자동배차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공격적인 M&A로 2013년 10% 남짓이던 CJ대한통운의 해외 비중은 25%(2017년 3분기 말 기준)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해외법인도 5년 전 10개에서 현재 32개국 113개로 늘었다.
CJ대한통운은 그동안 중국과 아시아에 집중돼 있던 M&A 대상 지역을 올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인수 대상 기업 규모 역시 조 단위로 키울 방침이다. 글로벌 10위권 물류기업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 글로벌 톱5 물류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이 같은 공격적인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순위는 16위, 매출은 약 7조원(증권사 추정치 평균)이다.
박근태 사장은
△1977년 연세대 사학과 졸업
△1980~1996년 대우 홍콩지사, 한국본사, 베이징대표처 근무
△1996~2004년 대우 광저우, 상하이대표처 수석대표
△2004~2006년 대우인터내셔널 중국대표
△2006~2015년 CJ그룹 중국본사 대표
△2016~ CJ대한통운 대표이사·CJ그룹 중국본사 공동대표
△2017.2~ 한국통합물류협회 회장
△2017.12~ 한·러기업협의회 회장
이유정/김보라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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