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의 실험… 가맹점주 '본사 정규직 채용'

입력 2018-02-07 18:18   수정 2018-02-08 07:20

우수 경영주 9명 뽑아
신규 매장 지원업무 맡겨

일반 직원보다 실용적 조언
초보 점주들 만족도 높아



[ 안재광 기자 ]
이마트24는 작년 9월 이상한 채용공고를 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경영주)가 대상이었다. 이들 가운데 이마트24 정규직 직원을 뽑은 것. 프랜차이즈 본사가 개인 사업자인 점주를 공채 형태로 채용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9명이 뽑혔다. 8명에게 신규 점포를 운영하는 슈퍼바이저(SV) 직함을 줬다. 나머지 한 명은 차세대 정보기술(IT) 개발 업무를 맡겼다. 편의점은 그대로 운영하고 별도로 시간을 내 본사 지원 업무를 하게 했다.

이마트24가 이런 ‘실험’을 한 것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김성영 이마트24 대표는 “최고의 현장 전문가는 우수 경영주인데 이들의 노하우를 활용할 방안을 찾다가 아예 고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규 매장 컨설팅 능력 뛰어나

이들은 본사 직원보다 훨씬 ‘실용적’ 조언을 해준다. 작년 한 점포와 본사 간 분쟁이 벌어졌다. 이 점주는 이마트24가 취급하지 않는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도매시장에서 들여다 팔았다. 편의점은 본사에서 제공받은 물건만 팔 수 있게 돼 있다. ‘계약 위반’이라고 압박해도 소용이 없었다.

신규 점포 운영 지원을 맡고 있는 최이중 씨가 나섰다. 최씨는 서울 신대방동에서 점포를 운영하다 채용됐다. 그는 “사업자를 하나 더 내라”고 점주에게 제안했다. 매장을 분리해 한쪽은 편의점으로, 다른 한쪽은 채소·과일 가게로 운영하란 것이었다. 최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 점주는 계약 위반을 하지 않고도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다.

최씨는 상품 발주를 돕는 엑셀표도 직접 작성해 점주들에게 나눠 준다. 기존 이마트24 발주 시스템에서 자신이 불편했던 부분을 개선해 만든 엑셀이다. 본사에도 이런 내용을 제안해 IT시스템 개선에 활용하게 했다. 그는 “매장을 실제 운영해 본 사람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매뉴얼로 작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 화도점’. 경기 의정부시에서 이마트24 두 곳을 운영 중인 김승근 씨(33)가 들렀다. 자신의 점포 운영 노하우를 새로 문을 연 경영주에게 전수해 주기 위해서다. 김씨는 상품 진열이 잘돼 있는지, 재고는 충분한지 등을 꼼꼼히 살폈다. “우유 옆에 시리얼을 놓아 연관 매출을 늘려라. 행사상품은 되도록 많이 발주해야 한다. 행사가 끝나면 값을 올려받을 수 있어 마진이 좋다” 등의 ‘팁’을 줬다. 그는 “같은 점주 입장에서 매출을 어떻게 하면 더 늘릴지 최대한 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점주들 만족도 90점 이상 나와

점주들 반응도 좋다. 같은 점주가 조언하기 때문에 공감대가 높다. 이마트24가 한 만족도 조사에서 평균 90점 이상이 나왔다. 일반 직원에 대한 만족도는 80점 정도다. 점주들은 “정서적으로 더 편하게 느껴진다”, “실질적 도움이 되는 팁을 많이 준다”고 평했다. 이마트24는 올해도 우수 경영주를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이들 우수 경영주가 매장 수를 늘리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작년 말 2600개였던 점포 수를 올해 4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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