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인턴기자 리포트] 욜로냐, 짠테크냐… 얇아진 지갑, 극과 극 트렌드를 낳다

입력 2018-02-07 19:13  

저축과 과감한 소비 동시에
욜로+짠테크 '욜테크'도 등장
"모순적 문화 이면엔 청년실업"



직장인 이모씨(27)는 “커피는 누가 사줄 때 마시는 것”이라는 방송인 김생민의 지론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습관처럼 점심시간마다 카페에서 6000원짜리 커피를 사 먹는 동료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회사에 있는 공짜 믹스커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패션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정모씨(26)는 자타공인 ‘욜로족’이다. ‘욜로’는 ‘인생은 오직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영어 표현에서 유래한 신조어다. 자신의 현재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정씨는 주말마다 백화점에서 쇼핑한 옷을 입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 게 취미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고가의 카메라도 구입했다. 정씨는 “그렇다고 내가 금수저인 것은 아니다”며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저축보다 자기만족과 행복이 더 중요한 게 아니냐”고 했다.

이처럼 청년층에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와 욜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얼핏 모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만 근본 원인은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소비자분석연구소장)는 “청년실업 장기화 등으로 얇아진 주머니 사정이 핵심”이라며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시도가 ‘짠테크 열풍’이고 먼 미래가 아닌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면 ‘욜로’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낄 곳에는 아끼면서도 즐길 곳에는 과감히 돈을 쓰는 ‘욜테크(욜로+짠테크)’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대학생 박모씨(26)는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3년 연속 방학 때마다 해외여행을 꼬박꼬박 다녀왔다.

돈을 쓰더라도 사치가 아니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 소비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박씨는 해외여행 경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저가 항공과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공유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소비를 통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뜻의 ‘탕진잼’도 명품 가방, 시계 등 고가품보다 다이소, 올리브영 같은 저가형 매장에서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할 때 주로 쓰인다. 불황기에 저렴한 제품의 매출이 오르는 ‘립스틱 효과’의 일종인 셈이다.

유통 산업계도 높은 가성비, 할인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욜테크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합리적인 가격의 다기능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항공사와 숙박업계도 욜테크 족을 겨냥한 판촉 할인행사를 수시로 열고 있다.

이인혁 인턴기자 leein04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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