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최저임금 인상 후 첫 고용성적표에 쏠리는 눈

입력 2018-02-11 17:51  

이상열 경제부 차장


올해 1월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됐다. 작년 6470원에 비해 1060원, 16.4% 올랐다. 인상액은 1988년 정부가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대이고, 인상률은 2000년(16.6%) 이후 17년 만에 최고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놓고선 그동안 찬반양론이 무성했다. 정부는 저소득 근로자의 급여가 인상돼 이들의 생계유지에 도움을 주고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장에선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 급증으로 취약계층 해고가 늘어 오히려 고용 상황이 나빠지는 등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정부도 이런 우려를 감안해 총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월급여 190만원 미만(비과세소득 제외)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영세사업자 등에게 1인당 월 13만원씩 지원하며 고용 감소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이번주 나온다. 통계청은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된 첫달인 ‘1월 고용동향’을 14일 발표한다. 취업자 증가 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작년 1분기 36만 명, 2분기 37만7000명에 달한 월평균 신규 취업자 수는 3분기 27만9000명으로 줄어드면서 정부 목표치 30만 명을 밑돌았다.

작년 4분기에도 10월(27만9000명), 11월(25만3000명), 12월(25만3000명) 석 달 연속 25만~27만 명대에 머물렀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선반영해 작년 하반기부터 음식·숙박, 도소매, 경비, 청소 등 관련 업종 취업자 수가 일제히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 내에서도 1월 고용시장 사정이 작년 4분기보다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1월은 계절적으로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데 이번엔 최저임금 급등이란 악재마저 겹쳐 취업자 수 증가폭이 20만~25만 명대만 유지해도 선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만 명 밑으로 떨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3일에는 한국은행이 1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오른 반면 원화는 전반적으로 강세(환율 하락)를 보여 수출입물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을지 관심사다. 작년 12월엔 원화 강세 효과가 더 큰 영향을 미쳐 수출입물가가 동반 하락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작년 12월 통화 및 유동성도 발표한다. 작년 11월 통화량(M2)은 2521조863억원(평잔)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4.8% 증가하며 넉 달 연속 4%대 증가에 머물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도 설 연휴 시작 전에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아 최씨 등의 1심 형량이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최씨에게 징역 25년, 안 전 수석에게는 징역 6년, 신 회장에겐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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