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헤지' 못한 한국형 헤지펀드, 2월 조정장서 절반 이상 '마이너스'

입력 2018-02-13 21:55  

공매도 없이 상승에만 베팅
622개 펀드 중 59.6% 손실
JB운용 수익률 -19% '뚝'

공모주·CB 투자 펀드는
하락장서도 '플러스' 수익



[ 박종서 기자 ]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거치면서 한국형 헤지펀드(사모펀드) 수익률도 맥없이 주저앉았다. 이달 들어 절반 이상의 펀드가 손실을 입었다. 20%에 가까운 손실을 낸 펀드도 나왔다. 주가 상승 쪽에 ‘베팅’한 헤지펀드가 대거 쓴맛을 봤다.

◆강세장에 베팅한 펀드들 ‘비상’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 622개(총자산 50억원 이상·9일 기준) 가운데 371개(59.64%)가 이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코스피지수(-7.89%)와 코스닥지수(-7.76%)가 동반 급락했고 글로벌 주요 증시도 비슷한 폭으로 떨어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JB자산운용의 ‘JB TAO 1호’ 펀드 이달 수익률은 -19.02%까지 곤두박질쳤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지난 1월에는 10% 안팎을 유지했지만 마이너스(-8.42%)로 돌아섰다. 국내외 주식에 모두 투자하는 이 펀드는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분산 투자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림자산운용의 ‘Fa 1호A’(-17.04%)와 브레인자산운용의 ‘백두 1호C’(-16.42%)도 피해가 컸다. W자산운용의 ‘스퀘어 1호’, 디에스자산운용의 ‘고(高)A 펀드’ 등도 수익률이 급락한 헤지펀드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정보기술(IT)주를 대거 사들여 10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트리니티자산운용의 ‘멀티스트레티지’는 이달 들어 6.23%, 연초 대비 16.81% 손실을 내며 체면을 구겼다.

이들 펀드의 공통점은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기법)를 거의 하지 않고 오를 만한 주식에 투자금을 집중하는 ‘롱바이어스드 전략’을 쓴다는 것이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다 보니 조정 장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손실 규모가 커졌다. 브레인자산운용 관계자는 “증시 내림세가 워낙 심한 탓에 어쩔 수 없었다”며 “선물 매도 등의 방법을 동원해 수익률 하락을 막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 대부분이 생긴 지 2~3년밖에 안 돼 조정장을 이겨내는 노하우가 충분히 쌓이지 못한 점도 수익률 급락을 불러온 요인 중 하나”라며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헤지펀드의 우열이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주·메자닌펀드는 ‘선방’

공모주 관련 펀드는 플러스 수익률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인자산운용의 ‘PreIPO플러스’는 기업공개를 앞둔 주식에 투자하면서 이달에 9.93%의 수익을 올렸다. ‘알펜루트 공모주’ ‘아름드리공모주’ 등도 1%대 수익률로 선전했다.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메자닌펀드도 약세장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달 수익률 상위 10위권 가운데 4개가 채권 성격을 갖고 있어 안정적 이자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메자닌 펀드였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처럼 시장 움직임과 상관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도 비교적 피해가 적었다.

상당수 헤지펀드가 최근 급락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차분한 편이다. 펀드 환매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 투자자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을 염두에 두고 자금을 넣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에 수익률이 급락한 펀드 대부분은 지난해 30%가량의 고수익을 안겨줬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투자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김남수 삼성증권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프라이빗뱅커(PB) 팀장은 “롱바이어스드 전략을 쓰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수익률이 급속히 떨어지기는 했지만 아직 자금을 빼겠다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일부 인기 헤지펀드는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중단) 상태여서 환매하면 재가입이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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