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컨, “100만원이면 스마트공장 만들죠”

입력 2018-02-14 16:49   수정 2018-02-19 08:50

배상면주가도 막걸리 발효기에 설치
"중소기업 위한 스마트공장 만들겠다"




“이 모듈을 붙이면 기존 설비를 활용해서 단돈 100만원에도 스마트공장이 되는 겁니다”

김민규 빛컨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모듈형 사물인터넷(IoT) 기기 ‘모드링크’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모드링크는 작은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필요한 부품을 레고처럼 끼울 수 있어 원하는 IoT 기기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장치다. 예를 들어 맥주 양조장에서는 발효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기 위해 모드링크 기판을 쓸 수 있다. 무선 통신 모듈과 알콜 도수를 측정하는 센서 모듈, 수치 표시용 디스플레이 모듈 등을 설치하면 된다.

잘나가던 사업 접고 IoT 도전

김 대표는 PLC(프로그램 가능한 논리 제어기) 쪽에서는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다. 대학에서 메카트로닉스를 전공한 김 대표는 산업기능요원으로 2년 간 PLC 개발업체에서 근무했다. 병역을 마치고 그는 영어도 못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어 무작정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갔다. 언어 장벽과 비싼 월세 때문에 고생했지만 김 대표는 “엔지니어로서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김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PLC를 제작하는 1인 기업을 차렸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정부 R&D사업을 따내기도 하고 타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IoT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10년간 한 사업을 미련없이 접고 자본금 1억원으로 2015년 빛컨을 창업했다.

모드링크 개발은 순탄치 않았다. 혼자서 하던 PLC 사업을 접고 IoT 사업을 한다고 할 때 반대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모듈형이라는 낯선 아이디어를 두고 여러 사람이 반대하기도 했다. 업계 엔지니어들 사이에선 모드링크가 대학생 과제 같다는 취급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내 엔지니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심정으로 모드링크를 만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모드링크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와디즈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을 받았다. 사람들의 호평이 줄을 이으면서 목표 모금액의 260%를 넘겼다. 같은 달엔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모드링크의 참신성을 인정받아 ‘퍼스트펭귄 기업’으로 선정되어 30억원 보증 지원도 받았다.

중소기업도 만드는 스마트공장

모드링크의 장점은 저렴한 설치 비용이다. PLC는 자동화설비에 주로 쓰이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 때문에 중소기업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빛컨은 2016년 모드링크를 이용해 양조 기업 배상면주가의 막걸리 발효기에 IoT 제어기를 설치했다. 웹서버 구축과 모니터링 시스템과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원격제어 통합시스템도 구축했다. 대기업의 PLC를 썼을 때 1억원으로 예상되던 비용이 모드링크를 활용하자 100만원으로 줄었다. 설치도 단 하루 사이에 끝났다.

빛컨의 주 고객사는 중소기업이다.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두려워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돕고 싶다”며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하고 있지만 제조업의 80%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은 정작 소외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빛컨의 모듈형 기기로도 저렴하게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모드링크 기술이 인정받으면서 회사의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6년 5억원대에 머무르던 매출액은 작년 28억원으로 뛰었다. 김 대표는 “올해 말까지 40여 종인 모듈을 400개로 늘릴 것”이라며 “모드링크를 기업들이 더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교육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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