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커피에 빠진 한국인

입력 2018-02-18 18:44  

커피의 기원은 6~7세기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게 대다수 견해다. 에티오피아 목동 칼디는 염소들이 어떤 나무의 빨간 열매를 먹으면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 자신도 그 열매를 먹었더니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칼디는 인근 수도원에 이 열매를 가져갔다. 그러나 수도사들은 이 열매가 악마의 것일지 모른다고 보고 불 속에 던져버렸다. 열매가 불에 타면서 독특한 냄새를 내기 시작하자 수도사들은 타다 남은 열매를 수거해 음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탄생한 커피는 이슬람 세력에 의해 중동으로 퍼졌고, 십자군 전쟁을 계기로 유럽으로도 전파됐다. 커피가 유럽인의 입맛을 잡으면서 맥주와 포도주의 소비량이 줄어들자 주류 판매상들은 “커피는 악마의 음료”라는 소문을 퍼트렸다. 그러나 커피 맛에 반한 교황 클레멘스 8세(재위 1592~1605)는 오히려 커피에 세례까지 내렸다. 유럽 곳곳에 커피하우스가 생겨난 계기라고 한다.

기록상 우리나라에 커피가 등장한 것은 1880년대다. 1884년 미국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 그의 저서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커피를 대접받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고종이 1896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사의 권유로 커피를 마셨다는 기록도 있다.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관심거리다. 커피 한 잔에는 보통 40~110㎎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사람마다 카페인 분해 속도가 달라 어느 정도의 카페인이 건강에 해로운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적정량의 카페인은 신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이뇨 작용을 돕는 등 각종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천식에 효과가 있으며 편두통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루 5~6잔 정도는 신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다만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심장병, 위장병, 빈혈이 있는 사람은 커피를 삼가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커피를 매일 한 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한 달에 한 번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보다 치아 상실 위험이 1.69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약 11조7397억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2007년 3조원대 중반에서 10년 동안 3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원두커피 시장이 10년 전에 비해 7배 이상 커지면서 전체 커피 시장을 팽창시켰다.

설탕과 크림이 가득한 인스턴트 커피와 믹스커피에서 드립커피, 추출커피, 캡슐커피에 이르기까지 커피 만드는 방식도 빠르게 진화했다. 커피는 이미 단순한 음료를 넘어 생활 문화로 자리잡았다. 자신의 신체에 맞게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도 함께 생각해봤으면 한다.

홍영식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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