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연체율 0%… 군포신협 '기적의 경영 성적표'

입력 2018-03-05 17:30  

지역 밀착형 금융
1995년 군포 토박이들이 창립
조합원 맞춤형 여신 취급
철저한 사전·사후관리 가능

김윤식 이사장 "조합원과 친밀한 관계 형성이 대출관리 비결"

3무 앞세운 강소조합
연체율·부실채권·정실대출 '0' 목표
"직원 심사 결과만 보고 대출…어떤 외압도 통할 수 없다"

세 개 지점에 17명 직원이 전부
모든 직원 금융 자격증 취득



[ 김순신 기자 ]
군포신용협동조합이 지난달 19일 열린 ‘2017년 전국 신협 종합평가’에서 종합 대상 조합으로 선정되자 대전 신협연수원에 모인 300여 명의 대의원이 술렁였다. 세 개 지점에서 17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작은 조합이 대형 조합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해서가 아니었다. 군포신협의 경영 성적표가 놀라웠기 때문이다. 군포신협은 국내 신협 역사상 최초로 지난해 연체율 0%를 달성했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에서 한 달 이상 밀린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전체 신협 평균 연체율은 1.75%다.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을 감안해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경영평가 18개 항목 중 16개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김윤식 군포신협 이사장은 “지역 조합원과의 접점을 늘려 의견을 듣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며 “연체율 0%의 비법은 조합원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이라고 말했다.

작년 신협중앙회 종합평가서 대상

5일 오전 10시 경기 군포시 대야미동에 있는 군포신협 본점에 들어서니 두 명의 고객이 창구에서 상담을 하고 있었다. 창구 뒤에는 이사장실이라는 문패가 붙어 있는 9.91㎡ 남짓한 작은 방이 있었다. 방 안 한쪽에 마련된 원형 테이블에는 네 명의조합원이 앉아 김 이사장이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상담을 마친 고객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사장실에 들어와 인사를 나눴다. 김 이사장은 “이사장실은 조합원들이 얘기를 하러 오는 동네 사랑방”이라며 “2011년 이사장에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2층에 따로 있던 이사장실을 1층으로 옮겨 조합원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이라고 했다.

군포신협은 1992년 화성신협이 세운 출장소가 모태다. 인구가 4000명뿐이던 대야미동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수지를 맞출 수 없는 곳이었다. 화성신협에서 분리돼 군포신협이 설립된 것은 1995년. 인구가 2만여 명으로 늘었지만 지금도 이 지역에 있는 금융회사는 군포신협과 단위농협 등 두 곳뿐이다. 김 이사장은 “조합 직원과 조합원 중 이 지역 토박이가 많다 보니 대출 과정에서 정성평가가 잘 될 수밖에 없다”며 “대출받으려는 조합원의 가정 사정이나 담보물 상황을 평소에 잘 알기 때문에 대출 심사가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군포신협은 관계형으로 얻은 정보를 활용해 철저한 대출 사전·사후관리는 물론 조합원 맞춤형 여신을 취급하고 있다. 김영진 군포신협 전무는 “채무 상환이 제때 안 되면 조합원과 함께 상환 방법을 고민한다”며 “조합이 설립된 22년간 대손처리한 채권이 2억원 정도밖에 안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군포신협 여신 규모는 2016년 1062억원에서 2017년 1210억원으로 늘었지만 대출과 관련된 분쟁은 한 건도 없다.

“사회적 책임 다하는 내실경영에 힘쓸 것”

군포신협이 강소 조합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김 이사장이 내세운 ‘3무(無)조합’ 정신이 큰 도움이 됐다. 3무조합은 연체율 0%대, 부실채권 제로, 정실대출 제로인 조합을 뜻한다. 김 이사장은 “대출담당 직원의 심사 결과만 보고 대출이 나가기 때문에 어떤 외압도 통할 수 없다”며 “총무나 기획 등 별도의 경영관리 직원을 두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군포신협은 원활한 대출 심사를 위해 간부를 포함한 전 직원이 자산관리사 등 금융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이사장은 “중앙회에서 시행하는 각종 감사에서 임직원들이 징계성 처분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현재 조합이 보유한 1030건의 대출 모두 유리알같이 투명하게 집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포신협은 지역 경제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군포신협은 조합원 테마여행을 비롯해 조합원 자녀 장학금 지급, 저소득층 쌀 지원, 청소년을 위한 협동경제 멘토링, 청소년 캠프 운영, 도서 기증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 이념을 바탕으로 지역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우보천리(牛步千里: 우직한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의 마음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내실경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군포=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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