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에 빠진 민주당

민주당, 이틀째 "국민께 사죄"

추미애 "두 딸 보기 부끄러웠다"
원내대책회의 전격 취소하고 젠더폭력TF, 당 특위로 격상


[ 김기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6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 사태에 ‘폭탄’을 맞은 모습이었다. 당혹감과 함께 ‘안희정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분노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밤늦게 귀가해 근심스런 눈으로 대하는 두 딸을 보기가 부끄러웠다”며 “큰 충격을 받으신 국민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정치 공학이나 선거 공학 등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엄마의 마음으로 불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추 대표는 전날 관련 의혹 보도 직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전 지사의 출당 및 제명 조치를 결정했다.

이날 오전 원내대책 회의를 취소한 우원식 원내대표는 “다른 어떤 사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도 경우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원내지도부와 숙의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참담함과 송구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안 전 지사에 대한 비판과 성토가 쏟아졌다. 민주당 젠더폭력대책 태스크포스(TF) 특위 위원장인 남인순 의원은 “피해자에게 ‘어리석은 행동’이었다며 용서를 구하는 가해자의 오만한 태도에 분노한다. 안 전 지사는 용서를 구하기에 앞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강도 높은 처벌을 촉구했다. 남 의원은 “충남도청 내 또 다른 피해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혜원 의원은 “큰 꿈을 꾸고 있던 사람이 맞는지 믿을 수가 없다”며 “변명조차 듣고 싶지 않다. 오늘로 그를 지운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당 대선후보로까지 경선에 나선 분 얘기라서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까지 정치 공학적 판단을 할 여지도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참모들이 모이는 상황점검회의에서 정무라인을 통해 안 전 지사의 의혹과 민주당의 조치 상황 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와 관련해 견해를 강력히 피력했다”며 “그 이후 개별 사건과 관련해선 그 메시지 안에 정부가 어떻게 할지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