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집은 특별하다… '멘즈테리어' 열풍

입력 2018-03-07 20:09  

스타워즈 청소기·소형 냉장고…
20~30대 남성 싱글족 늘며
생활가전·주방용품 구매 급증



[ 전설리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사는 회사원 김지훈 씨(39)는 최근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로봇 알투디투(R2D2) 캐릭터를 닮은 로봇청소기(삼성전자 파워봇 스타워즈 에디션)를 샀다. 맞벌이를 하는 김씨는 청소 담당인데 청소를 미루다 아내와 다투는 일이 잦았다. 김씨는 “알아서 청소해주니 싸울 일이 줄었다”며 “스타워즈 팬인데 청소를 시작할 때마다 영화 테마곡이 나와 재미있다”고 했다.

20~30대 남성이 생활가전, 주방용품업계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와 같은 맞벌이 부부와 싱글족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인테리어와 요리를 직접 하는 남성이 늘자 생활가전·주방용품업체는 이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멘즈테리어’란 신조어 등장

현대백화점이 가전제품 구매자를 성별·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2015년 20~30대 남성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11.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24.6%로 급증했다. 올 들어 2월까지는 26.3%로 늘었다. 온라인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 남성 소비자의 인테리어 수납 관련 제품 구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배 이상 급증했다.

‘나 혼자 산다’ ‘집사부일체’ ‘집밥 백선생’ 등 TV 프로그램도 이런 추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남성 연예인이 집을 꾸미거나 요리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취향대로 집을 꾸미고 주방용품을 구매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멘즈테리어(mensterior)’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남성(men)’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다.

젊은 남성층은 무채색의 단조로운 디자인 제품을 선호한다. 생활가전은 가사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는 제품으로,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종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있으면 인기가 더 높다. 로봇청소기 스타일러 등이다.

LG전자 트롬 스타일러는 바지 칼주름 기능 등이 있어 양복을 자주 입는 남성 직장인이 선호한다. 이탈리아 생활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남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소형 냉장고 ‘FAB10’(114L)을 선보였다. 검은색 유니언잭 디자인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가구업계, 부엌 조리대 높여

가구업체 한샘은 요리하는 남성이 늘자 부엌 조리대 기본 높이를 1990년대 제품보다 2.2㎝ 높였다. 남성이 주방에서 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작업 공간을 넓힌 제품도 내놨다. 이케아 관계자는 “싱글 남성의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멘즈테리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방용품업계는 남성을 타깃으로 차분한 색상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락앤락은 작년 여름 짙은 갈색의 밀폐용기 ‘비스프리 모듈러’를 선보였다. 레고 블록처럼 쌓아올려 정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시판 후 매월 매출이 평균 24% 증가했다. 이번 겨울엔 고급 세단 자동차를 모티브로 한 텀블러 ‘웨이브’도 내놨다. 홍덕희 락앤락 상품개발본부 상무는 “최근 남성 소비자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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