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카스트로 시대' 종결… 쿠바에도 경제개혁 바람 불까

입력 2018-03-12 18:53   수정 2018-04-11 01:30

내달 국가평의회 의장직 선출

차기 의장 유력한 디아스카넬
정치·경제적 노선 변화 '미지수'
오랜 경기침체로 험로 예상



[ 이설 기자 ]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6)의 대권 이양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쿠바의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차기 지도자는 험로를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바는 11일(현지시간) 시의회 등의 추천으로 사전 지명된 예비후보 612명을 인민권력국가회의(의회) 선거(찬반투표)를 통해 승인했다. 다음달 19일 쿠바 국민은 이날 인준된 후보 612명 중에서 국가평의회 의원 31명과 국가평의회 의원 중 대통령직을 겸하는 의장을 각각 선출할 예정이다.

차기 의장으로는 미겔 디아스카넬 수석부의장(57)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1993년 쿠바 공산당에 입당한 뒤 2009년 고등교육부 장관을 지냈으며 2013년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으로 선출됐다.

디아스카넬 부의장이 신임 의장으로 선출되면 1959년 쿠바혁명 이후 카스트로 성(姓)을 가지지 않은 인물이 처음으로 쿠바를 통치하게 된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형인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등과 함께 쿠바혁명을 통해 친미(親美)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 정부를 세웠다. 이후 피델이 49년 동안 집권하다가 건강을 이유로 권력을 내려놓자 동생 라울이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디아스카넬 부의장이 의장으로 선출되더라도 쿠바엔 큰 정책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울 카스트로가 2021년까지 공산당 대표직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0년 동안 쿠바가 따라온 정치적·경제적 노선을 디아스카넬이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근 쿠바 경제가 위기를 맞으면서 차기 지도자의 앞길이 험난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드 피코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간의 정책들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디아스카넬은 매우 까다로운 상황을 상속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쿠바 경제는 주요 후원국이지만 경제난에 빠진 베네수엘라의 지원이 줄어든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對)쿠바 사업과 여행을 제한하면서 침체되고 있다. 디아스카넬 부의장은 이날 선거 직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냉전시대의 수사(修辭)를 다시 동원해 쿠바혁명을 공격하고 있다”며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쿠바는 지난해 9월 허리케인 어마가 강타해 130억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쿠바인들이 의료·교육과 기본적인 생활 여건에 대해 점점 더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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