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까지만 응시하세요"… 사관학교의 엄격한 나이 제한

입력 2018-03-14 17:51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이로 지원기회 박탈은 낡은 사고·기본권 침해" vs
"젊고 유능한 생도 양성 취지… 기수간 단합·진급 등 문제"



[ 신연수 기자 ] 육군사관학교 생도를 꿈꾸던 허모씨(20)는 곧 이룰 수 없는 꿈이란 것을 깨닫고 좌절했다. 내년도 사관학교 입학은 1998년 3월2일 이후 출생자부터 가능해 2월19일생인 자신은 지원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씨는 “간절한 목표였는데 시험조차 볼 수 없다니 허탈하다”고 털어놨다.

군 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가 생도 입학에 엄격한 나이 제한을 둠으로써 수험생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군 엘리트 육성과 내부 기강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현행 사관학교설치법은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에 입학이 가능한 나이를 ‘17세 이상 21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2019학년도 입시에선 입학일을 기준으로 1998년 3월2일부터 2002년 3월1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만 지원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8세에 학교에 입학해 정규교육 과정을 따랐다면 원서를 낼 기회는 세 번 주어진다. 국군간호사관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에 입시에 여러 번 실패하거나 뒤늦게 진로를 바꿨다가 원서 접수도 못하고 좌절하는 수험생이 많다. 각 사관학교 홈페이지와 네이버 카페 ‘제복인’ 게시판에는 매년 관련 내용에 대해 상담하는 글이 끊이지 않는다.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지원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개인마다 본인의 적성과 진로를 찾는 속도가 천차만별인 요즘과 어울리지 않는 구습이란 비판도 있다.

그러나 국방부와 사관학교 측에선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 관계자는 “사관학교 졸업 후 임관은 군에서 대표적인 ‘엘리트 코스’”라며 “젊고 유능한 생도를 조기에 확보해 정예 장교로 양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나이 제한 이유를 밝혔다. 한 사관학교 입시담당자는 “너무 나이가 많은 생도가 들어오면 기수 내 단합이나 상급생과의 관계가 모호해진다”며 “임관 후 진급이나 연금 수령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난히 엄격한 국내 사관학교 나이 제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곳곳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 육사에 해당하는 웨스트포인트도 연령 상한선을 뒀으나 만 23세까지다. 경찰대는 지난 6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제한 연령을 ‘40세 이하’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경찰대처럼 연령 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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