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614만명 '케뱅·카뱅' 새 물결… 시중은행도 '모바일 혁신'

입력 2018-03-30 18:51   수정 2018-03-31 10:35

커버스토리 - 인터넷전문은행 1년

두 은행 대출 6조·예금 7조 돌파
100% 비대면 전월세 대출 큰 호응
긴장한 시중은행, 뱅킹앱 전면개편
마이너스통장은 금리 인하 경쟁

케뱅·카뱅, 여·수신 만으론 한계
수수료 면제로 적자 수백억 달해
신용카드·주택담보대출 진출이 과제



[ 안상미/이현일 기자 ] ‘가입자 수 614만 명, 대출 6조4800억원, 예금 7조6800억원….’

지난해 4월3일 영업을 시작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K뱅크)와 2호인 카카오뱅크가 지난 1년간 거둔 실적이다. 점포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인 데다 1992년 평화은행 창립 이후 25년 만에 등장한 은행이란 점에서 이들 은행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기존 은행들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달리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과 간편함이 부각되면서 출범한 지 1년도 안돼 가입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바짝 긴장한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모바일뱅킹 앱(응용프로그램)을 개편하고 나섰고, 마이너스통장·전월세보증금대출 등 비(非)대면 상품이 확대되면서 비대면 금융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은행 관계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특히 모바일뱅킹 이용이 크게 늘었다”며 “중복 이용자를 제외하더라도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루 모바일 이체 4조원 육박

K뱅크는 출범 첫날인 지난해 4월3일 가입자 4만 명이 몰렸다. 당시 은행들의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가 한 달 평균 1만2000여 건인 점에 비하면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기존 은행 상품과 비교해 금리를 대폭 낮춘 ‘직장인K신용대출’이 인기를 얻으면서 두 달 만에 당초 세운 목표치인 예금 5000억원, 대출 4000억원을 달성했다. K뱅크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 68만 명, 예금 9700억원, 대출 1조2100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7월27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위력은 더 거셌다. 첫날 가입자 수만 24만 명을 웃돌았고 영업 개시 사흘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간편인증 및 계좌 개설 등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된 카카오뱅크 앱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을 제대로 부각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로 가입자들이 폭주하면서 한때 일부 서비스가 마비 사태를 빚었다. 올초 카카오뱅크는 100%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 49일 만에 약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의 2월 말 기준 가입자 수는 546만 명, 예금 5조5100억원, 대출 6조4700억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인터넷은행의 돌풍에 힘입어 전체 모바일 금융시장도 급성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모바일 뱅킹 등록 고객 수는 2016년 말 7836만 명(중복 집계)에서 2017년 말 9089만 명으로 16% 늘었다. 하루 평균 모바일 이체 금액은 2016년 3조1407억원에서 지난해 3조9630억원으로 26.2% 증가했다.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을 더한 비대면대출 신청 금액은 2016년 399억원에서 작년 1194억원으로 199.1% 늘어났다. 신청 건수로는 하루 평균 2400건에서 9900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시중은행으로 모바일 경쟁 확산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플랫폼 개편 작업에 나섰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전부터 모바일 앱을 꾸준히 개발했지만 K뱅크와 카카오뱅크 출범을 계기로 속도가 가팔라졌다는 게 은행 담당자 얘기다.

신한은행은 작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앱의 전면 개편에 나섰다. 지난 2월 써니뱅크, 신한S뱅크 등 기존 6개의 금융 앱을 합친 모바일통합 앱 ‘쏠’(SOL)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처럼 사용자들에게 편의성과 간편성을 내세우면서도 다양한 은행 업무를 하나의 앱에서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농협은행도 계열사인 NH투자증권과 농협카드 서비스를 같이 확인할 수 있도록 ‘올원뱅크’를 개편했다. 국민은행 ‘리브’나 KEB하나은행 ‘원큐(1Q)뱅크’, 우리은행 ‘위비뱅크’도 생체인증 및 간편인증을 추가하고, 음성인식과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연계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선보이면서 모바일 플랫폼을 대폭 강화했다.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상품도 크게 확대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마이너스통장대출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 경쟁도 촉발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각각 연 4.82%, 3.80%, 3.74%였다. 올 2월에는 각각 연 4.77%, 3.55%, 3.62%로 낮아졌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1년간 어느 정도 입지는 구축했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극복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들의 발빠른 대응으로 단순히 수수료나 금리 경쟁만으로는 비대면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과 편의점·지하철 등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바일 이체 등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어 작년 수수료 이익 부문에서 38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5개월간 104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K뱅크는 작년 말 모바일슈랑스(모바일을 통한 보험 판매) 영업을 개시, 수수료 수익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가입자 증가 속도가 주춤거리고 있다.

소매금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과 당초 계획한 신용카드 사업도 과제로 남아 있다. K뱅크가 조만간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나 기존 보유 주택에서 생활비를 빌리는 대출만 가능할 뿐 주택 매매·구입자금 대출은 불가능한 ‘반쪽짜리’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미/이현일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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