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500만달러 규모 공급
터키 시작으로 유럽시장 공략
독감백신 공장은 연중 가동
4~9월 독감유행 중남미에 수출
[ 전예진 기자 ]

지난달 30일 전남 화순군 내평리에 있는 GC녹십자 백신공장. 직원들이 수두백신의 첫 유럽 출하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1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의 ‘수두박스’를 냉장 컨테이너에 실어 비행기 편으로 이날 터키로 보냈다. 국산 수두백신의 첫 유럽 수출이다. 김성화 GC녹십자 화순공장장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수두박스의 안전성과 효능을 유럽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선진 의약품시장인 유럽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세계 두 번째 수두백신, 유럽 공략
GC녹십자는 올 11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수두박스를 터키로 보낸다. 지난해 말 터키 정부 입찰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을 제치고 계약을 따낸 덕분이다. 공급 규모는 3500만달러(약 370억원). 이 회사가 지난해 올린 수두박스 매출(약 520억원)의 70%에 이르는 금액이다. GC녹십자는 터키 수주 물량이 더해져 올해 수두박스 수출 규모가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GC녹십자는 터키를 시작으로 글로벌 제약사가 장악한 유럽 백신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20여 년간 중남미, 아시아 수출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판단에서다.수두박스는 GC녹십자가 1993년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수두백신 제품이다. 국산 수두백신 중 유일하게 수출되고 있다. 수두박스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GC녹십자는 국제기구 조달시장뿐만 아니라 개별 국가 입찰에도 적극 참여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제기구를 통한 대규모 수주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터키 같은 틈새시장을 뚫어 우리 기술력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연중 가동되는 독감백신 라인
화순공장에서는 수두백신뿐 아니라 독감백신도 생산한다. 독감 유행 시기가 지났지만 이곳에서는 ‘지씨플루(GCFlu)’ 생산 작업이 한창이었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로 수출하기 위한 것이다. 중남미 등 남반구에서는 4월부터 9월 사이에 독감이 유행한다. 김 공장장은 “수출용 백신 생산이 완료되면 국내용 생산에 돌입한다”며 “독감 백신의 계절적 한계를 뛰어넘어 연중 생산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연중 생산이 가능한 것은 안정적인 수출 물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입찰에서 5년째 가장 많은 물량을 수주해 독감백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GC녹십자의 독감백신 누적 수주금액은 수출 6년 만인 지난해 2억달러를 돌파했다.
연중 생산체제로 효율성도 높아졌다. 독감 백신의 바이러스 배양에 쓰이는 유정란을 상시 생산해 생산기간을 2~3개월로 단축했고 공장 가동에 투입되는 고정비도 줄였다. 대량 생산으로 단가를 낮추는 ‘규모의 경제’도 실현했다는 평가다. GC녹십자는 2009년 경기 신갈에 있던 공장을 전남 화순(백신), 충북 오창(혈액제제)으로 옮기면서 생산 규모를 기존보다 세 배 이상 확대했다. 공장 이전 당시 500억원 안팎이던 GC녹십자 수출은 지난해 2130억원으로 증가했다. 화순 공장 인력도 2009년 120명에서 현재 377명으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3상 중인 차세대 수두백신과 탄저백신, BCG 백신 등 신제품도 개발 중”이라며 “2020년에는 백신 자체 생산으로만 2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화순=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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