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매년 2000만명이 찾는 '매직 아일랜드'… 눈에 하트 뿅뿅

입력 2018-04-08 16:54  

싱가포르 센토사

센토사의 매력은

마운틴 페이버 라인 케이블카
15분간 센토사 풍경 '한눈에'

축구장 60개 크기 '월드 센토사'
대형 테마파크·아쿠아리움 자랑

3色 해변은 연인 필수코스



[ 이선우 기자 ]
싱가포르의 전체 63개 섬 가운데 휴양지로 유명한 센토사는 싱가포르 사람들에게는 ‘매직 아일랜드’로 불린다. 동화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이 이름은 섬 전체가 거대한 놀이동산처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과거 버려졌던 땅에서 인기 휴양지로 거듭난 센토사의 기적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싱가포리언 매직의 섬 센토사

한 해에 2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싱가포르 남쪽의 작은 섬 센토사(Sentosa). 서울 여의도 두 배 정도 크기의 이 섬은 1970년대 이전까지는 쓸모없는 땅이었다. 물은 썩고 토양은 척박해 이질과 장티푸스, 말라리아 등 각종 질병이 창궐했다. 그나마 이 황무지나 다름없던 땅의 가치를 인정하고 몰려든 이들은 인근 케펠(Keppel) 항구를 오가는 무역선을 약탈하던 해적 무리가 대부분이었다. 척박한 환경에 잦은 유혈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섬에는 ‘등 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섬’이라는 험악한 이름이 붙여졌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섬을 휴양지로 바꾸는 싱가포리언(다민족 싱가포르 국민을 이르는 말)의 도전은 1972년 시작됐다. 제일 먼저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섬의 이름부터 바꿨다.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함을 뜻하는 센토사라는 이름이 새롭게 붙여졌다. 곧이어 9억2000만싱가포르달러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개발 공사가 섬 곳곳에서 시작됐다. 군사 목적의 요새로 사용하던 시설은 전망대로 바뀌었고, 뮤지컬 분수와 언더 워터 월드 등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서 섬은 조금씩 휴양지 모습을 갖춰갔다.

본섬과 센토사를 잇는 싱가포르 최초의 케이블카도 이때 탄생했다. 해발 105m의 페이버(Faber)산 정상에서 시작해 마운틴 페이버 라인이라 부르는 케이블카는 1974년 첫 운행을 시작했다. 마운틴 페이버 라인은 2015년 섬 내부로 이어지는 센토사 라인이 추가되면서 총 길이 1.7㎞의 스카이 네트워크로 확장됐다. 15분 남짓 바다 위를 가로질러 섬 사이를 오가는 케이블카는 아름다운 섬 풍경은 물론 인근 항구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움직이는 전망대로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이야 싱가포리언 매직의 상징으로 손꼽히지만 초창기 센토사에 대한 반응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차가웠다. 대부분 시설이 규모도 작았을뿐더러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


아기자기한 매력의 리조트 월드 센토사

동남아의 뻔한 휴양지로 남을 뻔한 센토사가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복합리조트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가 들어선 2010년부터다. 축구장 60개를 합쳐 놓은 49만㎡ 규모의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말레이시아의 겐팅그룹이 500만달러를 들여 개발했다. 2010년 대형 카지노에 이어 동남아 최초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다양한 테마의 물놀이 시설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 그리고 800여 종이 넘는 세계 희귀 어종을 보유한 씨(S.E.A.)아쿠아리움이 들어서면서 센토사는 짜릿한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다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싱가포르의 운명을 바꿔 놓은 ‘신의 한 수’로 꼽히는 리조트 월드 센토사와 마리나베이 샌즈 등 복합리조트는 숱한 갈등과 절박함 속에 탄생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도시 국가 이미지로 전 세계 여행객을 사로잡던 싱가포르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극심한 경기 침체와 함께 여행지로서 매력을 점점 잃어갔다. 당시 총리 리센룽(李顯龍)은 아버지인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복합리조트 개발을 밀어붙였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마치 섬의 관문처럼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버스, 보드워크 등 본섬과 센토사를 잇는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더라도 리조트를 가장 먼저 보게 된다. 지상에선 좀처럼 가늠하기 어려운 리조트 월드 센토사의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가 섬↗ 에 가까워질수록 마치 잘 만든 건축 모형을 보는 것처럼 리조트 월드 센토사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 속으로 아기자기한 재미와 매력을 품고 있다. 이곳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규모가 일본 오사카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작다. 하지만 주라기공원, 슈렉, 마다가스카르, 트랜스포머 등 7개 테마관과 24개 놀이시설 등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구성만큼은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크로크포드타워, 하드록, 마이클, 페스티브, 에쿠아리우스 등 일곱 가지 콘셉트의 부티크 호텔도 마찬가지다. 언뜻 보기에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규모의 호텔처럼 보이지만 제각기 다른 콘셉트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전체 객실이 11개뿐인 오션 스위트룸은 하루 방값이 1800~2400싱가포르달러로 삐싼 편이지만 객실 일부가 아쿠아리움의 대형 수족관과 연결된 독특한 구조로 유명하다.

센토사의 3색 해변 실로소·팔라완·탄종

휴양지로서 센토사의 또 다른 매력은 해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섬의 남서쪽에서 시작하는 센토사의 해변은 실로소(Siloso)에서 팔라완(Palawan)과 탄종(Tanjong) 비치로 이어진다. 이들 해변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각기 다른 매력으로 센토사의 3색(色) 해변이라 불린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가 계획된 동선에 따라 철저히 의도된 즐거움을 선사한다면 센토사의 3색 해변에선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만 느낄 수 있을 법한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센토사의 해변은 서쪽에 있는 실로소 비치에서 시작된다. 실로소 비치는 인근에 편의시설과 놀거리가 풍부해 싱가포르 젊은이들도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실로소 비치는 모래도 곱지만 지형이 넓고 평평해 다양한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과 일본군이 격렬한 전투를 벌인 이곳은 탁 트인 바다 조망의 해넘이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로소 비치 옆에 있는 팔라완 비치는 센토사의 최남단에 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그물다리, 전망대 등으로 유명한 이곳은 사시사철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최고 인기 해변이다. 모래사장 한편에 어린아이를 위한 미니 워터파크가 있고 인근에 직업 체험관인 키자니아가 있어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특히 인기가 높다. 팔라완 비치의 숨은 명물은 모래사장을 따라 아름드리 늘어져 있는 나무들이다. 웬만한 성인 남자 머리에 닿을 정도로 가지를 늘어뜨린 나무들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기분좋은 그늘을 만들어 준다. 백사장 위로 커다랗게 드리운 나무 그늘을 즐기는 데에는 별다른 준비물도 돈을 낼 필요도 없다. 그저 돗자리 하나면 충분하다.

센토사 3색 해변의 마지막 코스는 탄종 비치다. 신혼부부와 연인들이 즐겨 찾아 ‘사랑의 해변’이라고도 부르는 이곳 해변은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작은 만(灣) 형태를 띠고 있다. 센토사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있고 크기도 작은 해변인 탄종 비치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떠오른 이유는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둘이 오붓한 여행을 즐기고 싶은 연인들에게 찾는 사람이 적은 탄종 비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였던 것이다.

저 멀리 백사장을 나란히 걷고 있는 한 커플의 다정한 모습이 한 폭의 그림엽서 같다는 생각을 할 때쯤 앞을 지나던 클럽 종업원이 짧은 인사와 함께 한마디를 건넸다. “토요일 저녁에 클럽에서 DJ파티가 있으니 다시 오세요. 파티는 혼자 와도 됩니다.”

센토사=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아이플라이 싱가포르, 실내서 스카이다이빙 '짜릿'

인기 액티비티 프로그램

센토사는 섬 전체가 놀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한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스릴 만점의 이색 프로그램까지 취향에 따라 마음껏 골라 즐길 수 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센토사 여행을 즐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적어도 이 액티비티 프로그램만큼은 직접 즐겨보자.


◆메가지프 어드벤처 파크

메가지프는 열대우림 속 해발 72m 높이의 임비아 정글 캐노피에서 450m 떨어진 실로소 비치 백사장까지 집라인을 타고 시속 60㎞ 속도로 내려오는 프로그램이다. 15m 상공에서 낙하산 자유낙하와 같은 짜릿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메가점프, 16m 높이의 인공 등반벽을 오르는 메가월,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메가바운스 등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15~50싱가포르달러.

◆아이플라이 싱가포르

아이플라이 싱가포르는 실내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이다. 직경 5m, 높이 17m의 수직 윈드 터널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터널 아래에서 나오는 강력한 바람을 타고 실제와 같은 자유낙하 상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바람에 몸을 실어 터널 위로 올라가면 투명한 아크릴 유리벽 너머로 남중국해와 실로소 비치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109싱가포르달러.


◆스카이라인 루지 센토사

임비아 룩아웃에서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을 운전하며 내려오는 루지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이다. 단, 6세 이상이며 신장 110㎝ 이상인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정글과 드래곤, 쿠푸쿠푸, 익스패디션 등 4개 트랙의 총 길이는 2.6㎞. 스카이라이드 리프트를 타고 정글 속 루지 트레일에 도달하기 때문에 카트 조작 외에 숲 속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3싱가포르달러.

센토사 여행 메모

센토사 섬 내부에서 이동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은 모노레일, 비치트램, 버스 등 세 가지다. 섬에 입장한 후에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센토사와 비보시티(MRT 하버프런트 역)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인 센토사 익스프레스는 센토사와 워터프런트, 임비아, 비치 스테이션 등 4개 역에 정차한다. 비치트램은 실로소와 팔라완, 탄종 비치를 운행하는 미니 버스로 해변 정류소 외에 인근 주요 관광지에도 정차한다. 해변을 중심으로 섬 내부를 이동할 때 이용하면 편리하다. 운행 간격은 10분.

센토사 버스는 모노레일과 비치트램이 운행하지 않는 리조트 월드 센토사나 센토사 골프클럽, 센토사 코브 등 섬 구석구석을 운행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종전 3개 노선을 섬의 서쪽과 동쪽을 운행하는 2개 순환 노선으로 재편해 운행 중이다. A노선은 비치 스테이션~임비아 룩아웃~실로소 포인트~리조트 월드 센토사를 운행하며 B노선은 비치 스테이션~센토사 코브·더블유 호텔~팔라완 비치~센토사 골프클럽 구간을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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