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비밀리에 美 방문… 볼턴과 만날 듯

입력 2018-04-12 01:49  

남북·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韓-美 핫라인' 구축 목적



[ 박수진 기자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1일 비밀리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 남북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 취임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양국 안보 사령탑 간 ‘핫라인’을 구축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 인근의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직후인 지난달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와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지 한 달여 만이다.

당시 정 실장은 방미 당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의 제안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즉석에서 수용하면서 ‘5월 안에’라는 시한까지 제시했다. 정 실장의 방미 기간과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의 중대 분수령인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5월 말 또는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청와대와 백악관의 긴밀한 안보 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까지는 ‘정의용-볼턴’ 라인 구축을 완료해 두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지명자가 이달 말께 취임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본격화하는 시점이 되면 북·미 접촉 라인이 정보 채널에서 공식 외교라인으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그동안 미 국가안보회의(NSC) 측과 접촉해 정 실장이 볼턴 보좌관 취임 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고 싶어한다는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조율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 실장의 극비 방미를 청와대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준비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했다. 정부도 북한 비핵화 문제는 북·미가 담판을 지어야 마침표를 찍는 것인데 양측이 정상회담에 성실하게 임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청와대도 북한 및 미국과의 소통을 한층 강화하면서 현 한반도 정세를 끌고 가는 ‘운전자’이자 ‘중재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정 실장과 존 볼턴 보좌관이 상견례를 하고 핫라인까지 마련한다면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남·북·미 ‘3각 채널’을 통해 더욱 내밀한 소통이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초·중순부터 북·미 모두 회담 상대를 향한 블러핑(허세·엄포)이 없어졌다”며 “우리를 포함해 세 나라가 경쟁적으로 상대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다만 북핵 폐기를 둘러싼 북·미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릴 여지가 있어 현재의 낙관적 분위기가 언제든지 반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지적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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