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운규의 반도체 기술 공개 제동, 산업부 존재이유 보여줬다

입력 2018-04-13 17:35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용노동부의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공개 방침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백 장관은 “반도체 생산기술 배치 등 핵심 기술 공개는 피해야 한다”며 “산업기밀 유출에 대한 기업 걱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부가 작업자 안전을 고민하는 것처럼 산업부는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굉장히 고민해야 하는 부처”라고도 했다.

국가 핵심기술은 유출 시 국가 안전보장과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국가 핵심기술을 지정하고 보호해야 할 책무를 지닌 산업부가 제 목소리를 낸 것은 다행이다. 반도체 분야 등 각종 전문가들로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꾸리고 있는 산업부만큼 정부 부처 중 기술 가치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산업부는 조속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삼성 반도체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가 국가 핵심기술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결정해 기술공개 논란을 잠재워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산업기술보호위원회 판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에는 반도체 이외에도 화합물 소재 등 첨단 기술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 기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도 보호받지도 못 한다면,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해외로 나가야 할 판이다. 차제에 산업부가 기술 공개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바란다. ‘환경 보호’와 ‘근로자 안전’ 등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무리한 기술공개 요구엔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산업부는 기술 유출 방지에도 대비책을 세우기 바란다. 최근 6년간 유출된 산업기술은 166건에 이른다. 이 중 22건이 국가 핵심기술이다. 중국으로 빠져나간 국가 핵심기술이 12건으로 절반을 넘는다. 산업부가 기술개발 지원과 첨단기술 보호의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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